어디에 있을까
그냥 평생 그렇게 살아왔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하지 못했다. 부쩍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나만 이 상황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회사에서 든 생각은, 그저 생각에서 그친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니까 나도 고개를 끄덕인다. 내 의견이나 신념은 접어두고, 과반수가 하는 말을 따른다. 그게 편하기도 하고. 혹시 여기서 나만 '별난' 사람인가? 조직 문화에 내가 스며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친한 동료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그녀는 마음의 무거운 돌 하나를 함께 들어줬다. "다들 아니라고 생각해. 혼자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닐 거야.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아, 나는 또 나만 문제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혹은 이 사람에게 맞추면 되는 거야. 나를 조금 바꾸면 되는 거야, 조금만. 아니 조금만 더.
진짜 나를 잃어버렸다.
언제부터 잃어버린 건지
어디까지 잃어버린 건지 모르겠다.
일이 옷이라면 나에게 잘 맞는 옷을 찾아 입을 수 있을까? 누군가의 생각을 빌려오자면, 회사에서 꼭 맞는 옷은 없을 수도 있다는 거다. 원하는 일을 찾는 수단으로 회사를 이용해보자. 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문장이었다. 월급을 이용하자는 거다. 언젠가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 옷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옷을 입어보자. 그래, 이게 내 옷이지. 하는 그런 옷을 찾아내고 싶다.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활짝 피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