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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쿠 Nov 10. 2020

캐나다 +80, 존슨형 반가워, 난 사쿠라고 해

나의 첫 히어로, 드웨인 존슨 (1/2)

존슨 중의 최고는 역시 드웨인 존슨이 아닐까 싶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얘긴가 하면, 저의 첫 할리우드 참여작이 드웨인 존슨이 주연한 ‘스카이 스크래퍼’ 라는 영화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영화의 트레일러 영상이고요.

설명 중간중간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도 있으니 주의 부탁드려요:)


https://youtu.be/t9QePUT-Yt8

스카이 스크래퍼 공식 트레일러 영상입니다.


한국에서는 100만 명을 넘긴 걸로 아는데 그 이후 최종 스코어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아보기 힘드네요...어쨌든 중국 상하이에 있는 초고층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빌딩속으로 들어가는 드웨인 존슨을 그린 영화입니다. 드웨인 존슨판 재난영화들 중 하나지요. 그리고 상하이에서 사건이 발생하는 만큼 중국 자본이 상당히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수의 아시아계(대부분 중국계) 배우들도 출연하고요.


감격스러운 첫 할리웃 영화의 참여를 전달받고 한편으로는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제가 익히 알고 있던 마블이나 DC의 영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었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옆에 앉아있던 친구는 ‘아쿠아맨’ 영화에 참여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제가 원한다고 해서 원하는 쇼에 바로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회사내부에서 각 쇼마다 필요한 인력을 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티스트들을 뽑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전 인터뷰를 하는 순간부터 이 쇼에 참여하기위해 뽑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나라 vfx 회사들은 한가지 쇼만 진행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에 가장 이상적인 플랜이라면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마무리짓고 다시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물림과 물림의 연속입니다.

첫번째 이유라면, 쇼 하나당 버짓이 그렇게 크지 않기에 여러 쇼들을 한번에 진행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 경우라면, 우리 생각처럼 영화들이 한 편 찍고, 다른 한편 찍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날 좋을때 여러 영화들이 한꺼번에 촬영에 들어가곤 해서 대략적인 영화 작업의 시즌이 이루어져 있는 경우입니다.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가을 후반에서 겨울 지나 봄 시즌이 VFX 작업의 성수기라 할 수 있고, 여름시즌은 비수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아티스트들은 여름엔 휴가를 즐기고 다시 돌아와 작업하는 것을 반복 하더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어쨌든 저의 첫 할리웃 영화의 입성작은 스카이 스크래퍼 였습니다.

참여할 당시의 쇼의 진행상황은 초반 작업을 지나 중반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쇼 중반을 향해 간다는 뜻은, 초반에 이루어져야 하는 기본 세팅들과 각 시퀀스들간의 방향성과 컨셉이 잡혀져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나머지 샷들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시퀀스란 비슷한 장면 하나하나를 묶은 큰 단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초반에 소수 아티스트들이 틀을 잡아놓으면 나머지 아티스트들이 그 틀에 맞춰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죠.

이미 한국에서도 동종 업계에서 일을 해왔었고 NUKE (합성 프로그램) 에는 익숙했기에 작업 적응에는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었죠.


이 쇼같은 경우에는 크게 낮, 밤 시퀀스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장소는 첨단 테크놀로지로 이루어진 미러룸이고요. 이 곳의 용도는 사방팔방으로 스크린을 쏘아 마치 자신이 그 곳에 가 있는듯한 효과를 준다는 것이지요. 왜 만들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부분 입니다.

이 곳의 낮 시퀀스라 하면 드웨인 존슨이 이 빌딩으로 초대받고 장소를 설명받으면서 둘러보는 장면이고

, 밤 시퀀스라 하면 빌딩이 화재에 휩싸이고 폐쇄되기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시퀀스 입니다. 아래에 우리팀이 직접 작업한 내용물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길래 살짝 가져와 봤습니다. 밤 시퀀스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액션씬이 볼만 합니다.


https://youtu.be/3PoW8y_3rzU

출처 : Youtube channel ‘Movie clips’

방 전체는 밤의 도시로 스크리닝 되어있고 중간중간에 있는 미러들은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도록 무작위로 스크리닝을 해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정신없이 도망다니는 딸을 찾기위해 드웨인 존슨은 정신없이 찾아다니죠.


이런 앞뒤 상황과의 연결성, 언제 클라이언트에게 받게 될지 모르는 수정에 대비해 아티스트들은 철저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철저한 준비라 함은 언제든 수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며 각 부서간 데이터의 오고 감에 있어서 유기적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가 처음 이 곳에서 맞이한 느낌은 정말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있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정말 훌륭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었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죠. 한국과 사용하는 툴은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툴을 다루는 방식은 너무나도 달랐죠. 이것은 저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오길 잘 했다라는 감동이었습니다.


또 한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누구든지 그냥 잘하기만 하면 그에 합당한 일거리를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합성 아티스트들이라면 누구나 스케일 크고 좋은 샷들을 가져가길 원합니다. 비록 그 일이 힘들고 남다른 노력을 필요로 하더라도 말이죠.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난이도 높은 샷들을 받는다는 것은 그 회사에서 인정하는 실력자라는 뜻이고 그 샷을 본인의 포트폴리오로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는 앞으로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할 시에 좀 더 높은 이직 성공을 보장해 준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습니다. 아마 이것이 가장 큰 이유 일 듯 싶네요. 높은 난이도의 샷을 할때의 괴로움보다 다 이루고 멋진샷을 만들었을때의 그 성취감. 그리고 그것을 영화관의 큰 스크린으로 보면서 내가 저 샷을 만들었지 라는 만족감에 모두들 불나방같이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물론 그것이 저의 원동력이기도 했고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제 옆에 앉아있던 또다른 친구가 바로 그런 케이스 였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지는 별로 안되었는데, 그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던지 파이프라인을 짜는 솜씨가 빼어났습니다. 회사의 파이프라인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이를 다룰줄 아는 능력 또한 가지고 있었죠. 정말 능력있는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팀 리드나 수퍼바이저도 그 능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큰 틀은 더 좋은 솜씨를 가진 다른 친구가 만들었지만 모든 것을 그 친구 혼자서 할 수는 없었기에 이 친구가 잘 도와서 파이프라인을 꾸려가는 모습이었죠. 이 것이 저의 두번째 인상깊었던 점이었습니다. 경력과는 큰 상관없이 능력이 있다면 바로바로 기회를 주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한국도 물론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테지만 저 당시만 하더라도 그렇진 않았거든요.


이렇듯 놀라움을 가진채 저의 첫 쇼는 시작 되었고 좋은 점 이면의 다른 점도 있다는 것을 차츰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 곳 역시 사람이 있는 공간이고 이로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두 번째 글에서 마무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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