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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쿠 Oct 27. 2024

캐나다 +480, 한국에서도 헐리웃영화작업을 할수있다?

한창 말레피센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던 저는 한국으로 돌아갈 결정을 내립니다. 


몇가지 요인들중에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한국에서도 캐나다에서 일했던 것 처럼 일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헐리웃 영화를 한국에서 작업할 수 있다면, 굳이 캐나다에 머무를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은 것인데요. 이 과정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캐나다처럼 일할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느날 주위 지인들을 통해 헐리웃 영화의 CG를 담당하는 큰 회사들 중 한 곳이 서울에 새로운 스튜디오를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죠.


왜 한국을 선택했지?


지금까지 아시아권에 지사를 둔 회사는 꽤 있었습니다. 다만 인건비가 저렴하다던지 아니면 영어권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죠.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 등 영어를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거나 아니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가들이 선택되어 졌습니다. 


한국은 어렸을때부터 영어교육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영어로 대화를 하진 않잖아요? 그리고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보다 인건비가 싼 편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왜 이 회사는 한국을 선택했을까요? 들려온 소식과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렇습니다. 밴쿠버에 대다수 스튜디오에서 많은 한국인분들이 일을 하고 계시는데요. 특히 이 회사는 다른 곳보다 많은 한국분들이 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실력과 성실한 모습덕분에 한국 아티스트들에 대한 인식도 굉장히 좋고요. 


그리고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보다 인건비가 싼 편인거지, 밴쿠버와 비교해봤을때에는 여전히 금액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위의 내용들은 제 개인적인 견해일뿐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닙니다. 



인터뷰 제의?!


이 소식을 듣고 저는 다시 한번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최신으로 업데이트 했고, 해당 회사에서 제 포지션의 일자리가 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일자리가 오픈이 된 것을 확인하고 지원버튼을 눌렀죠.


전 워킹홀리데이를 오기전부터 캐나다 모든 회사에 제 이력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나 이력이 업데이트 될때마다 매번 갱신해뒀고요. 언제 짤릴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항상 준비를 해둬야 하는 외노자 입장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잠시 이를 잊고 한창 말레피센트 프로젝트에 집중해 있을때 인터뷰 연락을 받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가장 먼저 물어본 내용은 이랬죠. 


'밴쿠버 지사가 아니라 서울 지사로 지원하신 것이 맞나요?'


아마 제 이력서가 밴쿠버지사에도 들어가있고, 서울지사에도 들어가 있어서 확인차 물어본 것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네 서울지사로 지원했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뷰를 날짜를 잡을 수 있을까요?'


이렇게 저는 외국회사인데 한국어로 면접을 보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영어인터뷰만 준비하다가 한국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니 얼마나 편하던지요. 두 세번의 인터뷰 과정을 통과하고 저는 최종 합격 메일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추가적인 사항들은 회사의 배려덕분에 원하는 만큼 조율할 수 있었고요.


이렇게 저는 한국으로의 복귀를 결정짓게 되었습니다.



우주의 기운이 나를 한국으로...?


이 외에도 모든 상황자체가 한국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해갔는데요. 여자친구와의 눈물의 이별을 통해 이 친구와는 결혼해야되겠다는 결심도 하게 됐고, 여자친구도 한국으로 돌아옴을 원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한국에 새롭게 문을 열게되는 회사의 오픈멤버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도 생겼으니 하늘이 준 때가 지금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그리고 지나와서 생각컨데, 제가 한국으로 복귀한 해 12월에 바로 코로나가 터졌으니, 복귀를 조금 더 늦췄었다면 한국으로 한동안 돌아오지도 못하는 상황이 펼쳐졌겠죠. 혼자 집에서 끙끙 앓았을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하네요.





이렇게 가족과 여자친구의 환영속에 저의 한국으로의 복귀가 결정되었습니다. 쉽지않은 결정이었지만 여러모로 살펴봤을때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할리웃영화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됐고, 열심히 일한 덕분에 어느정도 자금도 모을 수 있었고요. 거기에 더이상 외국인을 보더라도 두려움으로 피해 다니지 않을 수 있을정도가 되어서 기뻤습니다.(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으로 복귀전까지 이렇게 기쁜마음으로 축배만 들었다면 참 좋았을텐데요. 생각보다 복귀하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지금까지 사용했던 계좌과 핸드폰도 다 해지해야 하고, 지금껏 신세졌던 분들에게 감사인사도 돌려야 했고요. 모아놨던 세간살이들을 처분하는 것, 월셋방을 원래대로 돌려놔야 하는것 등등. 뒷끝 없는 마무리를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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