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트폴리오 May 06. 2022

K-부적 디자인하기

이매망량: 한국의 귀와 신 타이포그래피 by 멀리(MULLI)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K-부적 디자인하기

이매망량: 한국의 귀와 신 타이포그래피 by 멀리(MULLI)

드라마 도깨비, 킹덤 그리고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까지 요즘 우리의 전통 문화를 바탕으로 한 문화콘텐츠들이 세계적으로 핫한 시대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의 전통 문화를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킨 작업이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멀리(MULLI) 디자이너님은 한국 고유의 무속신앙을 재해석하여 '이매망량체'로 새롭게 표현해냈습니다. 참고로 '이매망량'은 '산속의 요괴와 물속의 괴물 등의 온갖 도깨비를 뜻한다고 해요.


잊혀진 우리의 토착문화


"한국의 전통문화는 제가 평소부터 많이 관심을 가지던 분야였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굿이나 무당으로 대표되는 무속신앙과 같은 주제는 언뜻 보면 으스스하거나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무속신앙은 오랜 시간 우리 땅에서 명맥을 이어온 하나의 '토착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잊혀져 버린 한국 고유의 무속신앙을 다시 돌이켜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단순히 오컬트나 미신으로 풀어내는 게 아니라 무속의 문화를 조금 더 우리의 현실로 끌고 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한글로 그려낸 부적


"이매망량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부적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한글화하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속신앙을 대표하는 상징이지만 현대사회엔 친근하지 않은 소재인 '부적'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한글'이라는 매개체를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부적의 기본 형태는 물론 한자이지만, 저는 부적을 결코 한자/중국문화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너무도 한국화된, 우리 조상들의 염원이 담긴 그림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매망량체를 구조적으로는 부적 같은 그림처럼 보이되 자세히 보면 그 속의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림의 바탕에는 한글의 창제원리인 음양오행을 차용했습니다. 오행을 기호화하고 음양을 패턴화하여 그림으로 표현했고, 동시에 글자간의 규칙을 두어 그림이면서 글자로도 읽히게끔 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무속신앙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거리를 두기 위해 컬러는 클리셰적인 노란색과 붉은색이 아닌 화사한 컬러로 구성을 했습니다."


전통문화가 트렌드가 되기까지


"이매망량체 작업은 제가 2016년에 졸업전시회 작업으로 기획했던 작업입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도깨비와 킹덤, 이날치처럼 전통문화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사회적인 변화가 저를 포함하여 한국의 전통문화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나비효과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다양한 문화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것이 아무리 작고 사소해보이는 문화일지라도 어여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디자이너 멀리(MULLI)의 더 많은 작업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협업으로 기쁨을 얻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