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않은 글쓰기

by 김용현

국밥으로 급한 허기를 누른다.

창자가 뜨거운 국물에 풀린다.

당면한 하루가 길었다.

강의 사이에 글을 썼다.

단어는 창이고 글은 전투다.

난 아득한 그 어디쯤의 전장을 헤매다

국밥에 너덜한 하루를 기댄다.

끓어 넘치는 뚝배기 열기가 살벌하다.

지친 숟가락이 느리고 삼키는 순간도 노동이다.

글을 썼으나 글이 되지못했다.

뚫지 못한 문장의 벽이 아득하다.

일하다 먹으러온 나는 먹으며 일한다.

난 먹는자의 굽어진 뒷모습을 보며 먹고

내 뒷모습은 뒤에와 먹는자의 예약된 시선이다.

내 앞에 먼저와 먹는자의 움츠리는 등이

흔들리며 밥이 넘어간다.

사는건 늘 흔들림에 연속이니.

그나 나나 그렇게 먹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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