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오피서 아동 보호법
오피스 게임의 개꿀 설정 직장 내 괴롭힘
오늘 하루. 괴로운가? 고단한가? 죽지 못해 사는가?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주범은 일 그 자체보다는 대부분 사람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어디나 무리가 형성된다. 입김과 영향력을 행사한다. 누군가는 득을 보고 누군가는 피해를 본다.
이건 친구들 3~4명이 모여도 똑같다. 나는 파스타 먹으러 가고 싶다. 근데 그중 주동자 격인 친구 하나 꼭 있지? 걔가 짬뽕을 먹으러 가자고 하면, 남은 두 명이 이에 동조하면서 메뉴는 자연스레 짬뽕으로 결정된다.
"야 무슨 파스타야! 쪼기 새로 생긴 짬뽕집 완전 존맛탱인데! 요새 누가 파스타 먹어?"
이러면 옆에 두 친구 맞아 맞아를 시전 한다. 파스타를 외친 나는 이내 바보 되며 철저히 짓밟힌다. 물론 쏜다면 기쁘게 따라가야 한다. 두 명이 넘어가면 균형이 깨지게 되어 있다. 비공식적 권력이 작용하는 원리다.
친한 친구들 몇 명 만나도 이러한데, 회사는 어떨까? 서로 다른 사람들이 뒤섞여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그래서 서로 물어뜯고 죽이는 짓밟기가 난무한다. 직장 내 괴롭힘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미 직장 내 괴롭힘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태초 창세기부터 있었다고 보는 게 정설이다.
그럼 주로 어떻게 괴롭히느냐?
괴롭히는 방법도 가지가지 다양하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사발로 들이켜게 한다. 심신 미약을 빙자해 쌍욕 박고 때리기도 한다. 담날 생각이 잘 안나 면 된다. 6시에 3일 치 일을 주고 내일 아침까지를 외친다. 해온 걸 빠꾸 놓고 날밤 새더라도 다시 하라고 시킨다.
면박을 줄 때는 모두가 볼 때, 인민재판을 벌려 개망신 아주 오지게 준다. 스스로 잘못한 걸 얘기하게 하는 자아비판 스킬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애용된다. 뒷담으로 유언비어 마구 흘려 바보 만든다. 대가리에 뭐가 들었냐고, 머리는 꽃밭이냐? 뇌는 빼고 다니기로 했냐? 사자후 뻑뻑 불어준다.
일부러 업무상 불이익 겁나게 준다. 교대조를 주말이나 야간에만 몰빵 친다. 하란대로 다 했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인사고과는 맨날 바닥이다.
괴롭히는 이유는 대체 뭘까?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나오는 공식적인 모범 답안은, 잘해 나갈 수 있게 관리하는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괴롭히는 자들의 항변은 3가지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필수 항변 : 무조건 외워!
1. 필연적 당위론 : 잘해 보고자 업무를 알려주고 함께 이끌어 나가는 과정이었다.
2. 상대적 전가론 : 이것은 전적으로 쟤 탓이다. 쟤가 더 문제 있다. 내가 더 괴롭다.
3. 지저스 예수론 : 나만 괴롭혔어? 다들 그랬잖아. 너희 중 죄가 없는 자 나에게 돌을 던져라!
다 핑계다. 실은 괴롭히는 이유는 별 거 없다. 맘에 안 들어서. 미워서. 싫어서. 배고파서. 심심해서. 무료해서. 우울해서. 재수 없어서. 당한 게 있어서. 할 일 없어서. 꼴 보기 싫어서. 햇살이 밝아서. 기분이가 별로여서.
그럼 왜 솔직하게 말을 못 할까? 사람 같지 않고 짐승새끼처럼 보이니까. 맞지? 괴롭힘의 이유는 본능에서 나온다. 근데 이성적으로 보여야 하거든. 그래서 아무도 괴롭히는 진짜 이유를 말하지 못한다. 사실 지도 모를 때가 많다. 진실은 그렇게 묻힌다. 누군가 죽어나가면 그때서야 멈춘다. 나중에 구전으로 전설같이 회자되곤 한다. 그리고 지는 아닌 척한다.
오피스 게임은 시대를 지나오며, 직장 내 괴롭힘 정식 설정판이 패치된 바 있다.
"오피서들아! 누가 뭐라 하거나 때리면 다 일러! 그럼 혼쭐을 내줄게!"
국가가 오피서를 아이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며 만든 오피서 보호법 되겠다. 잘 사용하면 아주 개꿀이다. 상대가 동료든 상사든 상관없다. 누가 뭐라고 한다. 하기 싫은 일을 시킨다.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 관련된 녹취나 메일 같은 기록을 활용해라. 우선 형식적으로 HR에 가서 괴롭다고 땡깡을 부리고 신문고를 울려라. 그다음 노동청에 신고 맥이면 된다. 어때 쉽지?
괴롭히는 상대가 직원이라면 회사에 먼저 형식상으로나마 상담해야 한다. 이거 안 하고 바로 노동청으로 가면 빠꾸 먹는다. 상대가 임원이나 대표면 그런 거 필요 없다. 바로 신고를 먹이면 된다. 직장 내 괴롭힘은 무조건 주장하는 자가 유리하다. 회사는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얻어맞게 되어 있다.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일단 회사는 신고자 눈치를 본다. 상대가 잘못했던 아니던 그건 알 바 아니다. 회사가 할 수 있는 기본은 격리와 분리 조치다. 만약 신고 대상이 팀장이면 그 팀에서 분리시켜 준다. 다른 팀으로 넣어주기도 하고 휴가도 챙겨준다. 신고받은 팀장은 아마 수개월 이상을 시달리며 사활을 건다. 팀 일에 소홀해진다. 주변에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소문난다. 보통 1~2개월 안에 자리에서 밀려나게 된다.
만약 괴롭힘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신고자에게 불이익이 있을까? 신고받은 팀장은 어떻게 될까?
바뀌는 건 없다. 괴롭힘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못했다? 아님 말고다. 신고자가 벌을 받는 건 없다. 신고받은 사람의 명예회복도 없다. 사람들의 기억에는 이미 가해자로 남아 있다.
회사는 잘 굴러가고 있다. 이를 다시 되돌려 말이 나오게 할 이유가 없다. 되돌리면 오히려 오해를 산다.
가만! 그렇다면? 이거 잘만 이용하면?
맞다. 지금 생각하는 그거. 눈에서 치우고 싶은 자가 있다면 이렇게 합법적으로 치울 수 있다. 게다가 신고 이력으로 회사든 누구든 주위에서 잘 건들지도 않는다. 그 담부터는 꿀 빠는 회사생활을 할 수 있다. 꾸러기들의 슬기로운 방법론 되겠다.
그럼 상사들은 어떻게 해야 되냐구? 아래 눈치만 보고 아무것도 못할 수는 없잖아. 그치? 맞다. 이걸 반대로 말하면, 상사가 부하 치우기에도 쓸 수 있다. 약점이 될만한 것들을 잘 관찰해 두고 기록을 남겨둬라.
그 꾸러기와 상성 안 맞는 더 쪼렙의 부하를 희생양 재물로 붙여줘라. 곧 억 소리가 튀어나올 것이다. 그때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고 꾸러기를 괴롭힘 가해자로 몰아가서 치워 버리면 된다. 기본적으로 위계질서 상 직장 내 괴롭힘은 상사가 불리한 포지션이다. 그러나 안 되는 건 없다. 전략적 사고와 적당한 상황 연출이면, 신입사원도 괴롭힘 주범으로 몰아갈 수 있다.
정말 괴로워서 하는 괴롭힘 신고라면 부작용이 커지기 십상이다. 전투 모드로 임해야 한다. 진정성을 희생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장내 여론전으로 불을 지피는 게 우선이다. 신고는 그다음이다.
회사에는 형식적으로 상담만 하고 자료 제출은 절대 하지 마라. 괴롭힘 자료를 제출하는 순간, 회사는 널 제거할 방법부터 찾는다. 자료는 신고 기관에 제출하는 것이다. 보통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신고자만 나가리 되거나, 신고자와 가해자 둘 다 망하거나로 끝난다. 가해자만 지옥 가는 그런 시나리오는 없다.
가끔 직장 내 괴롭힘에 신나서 빵끗빵끗 외치는 삐약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부장님! 이런 말은 자제해 주세요.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일까지 해야 되나요? 직장 내 괴롭힘 교육 때 들어보니.."
에라이.. 초보 같으니라고. 저따위 멘트 하지 마라. 3번 째부터는 투명인간이 되어간다. 오피스 거리두기 10단계가 발령된다. 진정한 괴롭힘이 뭔지 알아? 바로 따돌림이다. 이건 괴롭히는 게 아니라 괴로워지게 유도하는 것이다. 잡아내지도 못한다.
직장 내 괴롭힘. 어떠한가?
이제 알차게 잘 써먹을 수 있겠지?
그전에 생각해 보자.
다들 팍팍하고 힘들다.
괴롭히는 놈. 괴로운 놈.
뭐 하러 자꾸 갈라치는 거냐?
어차피 다 노비들 뿐인데..
노비끼리 치고받고 죽이다가 뿔뿔이 갈라지면, 득 보는 놈은 따로 있는 법. 과연 누가 득을 볼까?
문제는 자꾸 사람을 쳐다보니까 생기는 현상이다.
오피스 게임은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보는 게임이다.
칼 끝은 오피스 성지를 향하는 것이고, 자아는 내 안으로 향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괴로울 때 읽기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