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어렵다
오늘 아침, 아이와 전쟁을 치렀다.
드림렌즈. 끼고 빼는 그 짧은 순간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미리미리 다독이고 격려하며 준비를 한다.
“잘할 수 있어, 엄마가 도와줄게.”
낮에는 괜찮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던 아이가
밤이 되면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눈을 꼭 감고, 안 된다고, 무섭다고 울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렌즈를 빼야 하는데, 아이는 눈을 뜨지 않았다.
"무서워, 못하겠어!"
처음엔 참았다.
“괜찮아, 엄마가 다 해줄게. 너는 조금만 눈을 떠주면 돼.”
다독이고 또 다독였다.
하지만 아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의 참을성은 바닥을 드러냈고,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눈을 뜨지 않는데, 어떻게 빼겠니! 엄마도 미치겠어!”
아이의 두려움과 나의 조바심이 맞부딪히는 순간이었다.
렌즈를 간신히 빼고 나니, 후회가 밀려왔다.
딱 한 번만 더 참을 걸.
조금만 더 다독였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 순간이 있다.
나의 행동에 곧바로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
엎지르자마자 주워 담고 싶은 물이 되어버리는 순간.
그동안 인내하며 쌓아온 시간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 번 더 참을 걸… 그렇게만 했다면 결과가 달랐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내가 했던 인내마저 부족하게 느껴진다.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인지라 내 마음 같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 같기를 기대할 때가 많다.
"네 마음을 이해해." 수없이 다짐하며 아이에게 말하지만,
정작 내가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반문할 때도 있다.
참다 참은 것이 터지는 순간은
내가 소중히 가꿔온 아름다운 꽃이 뿌리째 뽑혀 던져지는 순간이다.
내 눈에는 그렇게 애써 피운 꽃, 인내.
그러나 아이는 그 꽃을 본 적도, 존재를 알지도 못한다.
그래서 내가 터질 때, 오히려 당황스러워할 뿐이다.
그런 꼴이 되고 만다.
인간은 참…
마음을 먹고 또 먹어도,
고쳐먹어도,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다시 한번 꽃을 심는다.
이번엔 조금 더 여유롭게,
아이와 함께 천천히 가꿔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건반 밖 엄마, 서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