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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부산, 감천문화마을

by 서나송


감천문화예술마을



비슷해 보일 뿐, 같은 집은 없었다.

그 안에 사는 사람들도 같을 리 없었다.

같은 핏줄이어도, 같은 시간을 살아도

저마다의 다름을 품은 채 한집에 머문다.

그 다름들이 모여 가족이 되고,

각기 다른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었다.



멀리서 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는 이곳.

다르지만 비슷한, 비슷하지만 참 다른 집들.

속사정을 알 수 없지만

함께하기에 존재하는 따뜻한 아름다움.


밤이 깊어가자

해변 앞 고층 빌딩들이 반짝였다.

그 빛은 아름답다기보다 웅장했고,

저 언덕 위 작은 집들이 모여 만들어낸 풍경은

그저 아름다웠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야경이 빛나는 고층 빌딩을 바라보며

그 삶을 부러워하기만 할까.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려

발버둥 치듯 살아가고 있을까.

반대로, 빛나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이 오래된 마을의 삶을

그저 불편하고 어두운 것이라 여길까.

과연 그럴까.


우리는 살며,

서로의 어떤 모습을 가장 부러워할까.

어디에서 살든,

어떤 모양으로 살아가든,

희로애락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각자의 몫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받아들임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 아름다움은

어둠 속에서 바깥을 환하게 비추진 않아도

집 안을, 마음을, 삶을 따뜻하게 데우고 있을 것이다.




서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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