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아름다울 때
올 가을 마지막 단풍일 것 같아 찍어둔다
가을스러움의 정점을 찍는 가을 색
지난주 화담숲의 단풍보다 왜 더 짙을까 했더니
늦가을 비에 곧 떨어지기 직전이어서
낙엽이 되어 흙으로 돌아가기 직전이어서
이리도 아름다운 색을 내뿜나 싶다
가을스럽다, 가을답다.
나도 나 다 울 때가 가장 아름다울까
내가 가장 아름다운 색을 내뿜을 때는
허물어내고 남은 맨살의 나로
본래 나다움으로 돌아갈 때
그때가 가장 빛날까
행여 떨어질지언정
희고 깨끗한 겨울에 묻힐지언정
그래도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뿜어낸 가을
스스로가 묻힌 땅을 옥토로 만들어
일 년 뒤 다시 찾아와 줄 가을
오늘은 가을을 닮고 싶은 나다.
나답게
땅과 하늘 사이에서
가장 나답게 빛날 때를 기다리며
건반 밖 엄마, 서나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