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도 이같이 하여 죽지않은들 또 어떠랴.”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읽었던 시 또는 시조들 중
가장 극렬하게 대치하며 싸우면서도
서로의 입장을 너무 잘 드러냈다고 생각하는
대척점에 있는 시, 하여가와 단심가.
실제 이방원과 정몽주가 썼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서로의 영역에서 최고인 사람들이
문장을 통해 화려하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하나의 영화와 같은 장면이 아닌가 한다.
이런들 또 어떠하며
저런들 또 어떠하리
성황당의 뒷담이
무너진들 또 어떠하리
우리들도 이 같이 하여
죽지 않은들 또 어떠랴
如此亦如何
如彼亦如何
城隍堂後垣
頹落亦何如
吾輩若此爲
不死亦何如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此身死了死了
一百番更死了
白骨爲塵土
魂魄有也無
向主一片丹心
寧有改理與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