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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Jan 14. 2023

커피 한잔

커튼 뒤 창문

창문 뒤 구름까지

그림자가 햇살을 감춘다


굳이 몸을 낮추며

비가 내는 소리를 귀 기울인다

어딘가에 부딪히고 깨지는

중간마다 불규칙하게

또독

누가 들렸다가나

새삼스럽게 창문 너머를

보는 시늉까지


향기로운 커피가 먹고 싶어

한마디에 나갈 채비를 하던

넌 지금 없지만

입술에 닿는 따뜻함

대신하는 커피 한잔

잠시 내려놓으면

마주하고 있을 것만 같은

늦은 오전


커피 한 모금에

비안에 갇혀

비가 그려낸 얼룩을

그 위에 그리던 장난스러운 그림을

손끝이 시리던 유리창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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