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뒤 창문
창문 뒤 구름까지
그림자가 햇살을 감춘다
굳이 몸을 낮추며
비가 내는 소리를 귀 기울인다
어딘가에 부딪히고 깨지는
중간마다 불규칙하게
또독
누가 들렸다가나
새삼스럽게 창문 너머를
보는 시늉까지
향기로운 커피가 먹고 싶어
한마디에 나갈 채비를 하던
넌 지금 없지만
입술에 닿는 따뜻함
대신하는 커피 한잔
잠시 내려놓으면
마주하고 있을 것만 같은
늦은 오전
커피 한 모금에
비안에 갇혀
비가 그려낸 얼룩을
그 위에 그리던 장난스러운 그림을
손끝이 시리던 유리창을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