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는 길목마다
당신과 함께했던 곳만 쏙쏙 골라서 가는지
내 의지와 상관없던 날
문득 떠오르는 당신 생각
당신이 보고 싶어
—
적당한 평화 속에서
배를 채울 음식, 감정을 불리는 책, 글을 밝히는 불빛, 마음을 흔드는 음악, 한 몸 누일 자리 하나
—
이미
아무렇지 않던 것이 아니었다
덮는다고 모를까
당신을 보고 나면 이리도
올라온 감정들이 날 잠 못 이루게 했네
—
비좁고 울먹인
—
네가 준 감정들은 나의 빈 마음을 채웠다
빈 잔이 돼버린 나는
채워진 네가 그립다
—
당신에게 다가갈 수 없어
당신을 씁니다
—
처음으로 잊히는 것이 두렵다고 느끼게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에게는 잊히지 않는 사람이길, 그의 모든 일에 나와의 시간이 녹여져 있길. 욕심을 부렸다. 그건 그저 욕심. 아직도 그가 편히 보내지 않길 바란다. 괴로울 수 있다면 나로 인해 괴로웠으면. 그렇게라도 그에게 기억에 남는 사람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