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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Dec 24. 2016

관계

점차 내 속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든다. 곁에 머무르는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가는 듯하다.

친구, 동료라는 말로 서로를 묶어보지만 결국 서로의 어려움을 들어주는 것조차 피로해한다.

이 관계들이 나아지진 않을 거란 걸 알고 있다. 노력도 현실 앞에선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관계가 흔들릴 때쯤 모든 관계에 거리를 두는 것이 최선인지 고민한다.



더 이상 서로에 대해 묻거나 궁금해하지 않게 되었다.

사실 그런 모습을 보며 곁에 머물 자신은 없다. 늘 전과 다른 빈자리를 느끼며 그 말이 진심인지 의심한다.

누군가에게 바라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벼랑에 모는 것임을 알면서 마음은 그렇지 못한다.

해준만큼 받길 바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언제나 반복하고 만다.



무기력하게 그저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지도 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이제는 혼자 그저 이렇게 흘러 보내는 게 맘 편할 때가 많다.

내가 뱉어낸 말들이 내 약점이 되고 상대에게 피로를 주게 될까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기대가 사라진 관계에선 실망감도 없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어쩌다 아는 지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 관계들은 대외적인, 필요에 의한 관계다.

겉에서 웃고 있지만 속으로 언제 상대를 밀쳐낼지 모르는 그런 무시무시한 관계.

어찌 보면 이 관계가 사소한 감정소비가 없어 편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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