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 없이
걸어가던 길에 들어선 한 가게
유난히 친절하게 맞이하던 주인장
어떤 목적으로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물건 하나 사지 않고
나와버렸다
그리고 어느 날
또 나는 그곳을 방문했다
두꺼운 책 하나를 집어 들고
주인장에게 나는 말했다
이거면 돼요.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이 이상한 손님에게
그는 웃으면서 나를 안았고
아무 말없이 다독여주었다
아무 말없이
그리고 나는
아무 말없는 그에게 답했다
이제는 찾지 않으려고요.
이 쓸쓸하고 늦은 밤
잠시 다녀갔나
아님 내가 당신을 찾은 건가
나는 아무 말없이
다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