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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에펙 수업을 마치고, 결국 Capcut인가

꼬꼬 할머니가 되었을 때, 추억 찾아볼만한 그런 영상 하나쯤 가져보자

"혹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프로그램은 다뤄보신 적 있으신가요? 다들 처음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셨다가, 중도에 포기하시는 분들을 많이 봐서요.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 다뤄본 적 없으시다면, 많이 힘드실 수도 있어요."


아마, 내 나이 때문이지 않았을까. 신촌 대학가에 있는 컴퓨터 학원에 마흔 중반 학생이 프리미어, 에펙 같은 프로그램을 배워보겠다니.

강사님 조언에 따라, 선행과정으로 7일짜리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기초반 수업도 들었다. 손 빠른 친구들은 척척 선생님 지시에 따라 이것저것 잘만 만들던데, 나는 매번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손들고 질문하기 바빴지만.

2월 내내 들었던 7일짜리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과정도, 12일짜리 Vlog 만들 정도 기초 프리미어 & 에펙 과정도 다 마쳤다. 주중 오후 7시-10시 수업이라, 회사 다닐 때보다 더 늦게 귀가했다. 정말 백수 과로사하기 딱 좋은 수업이었다!

그리고 나의 결론은, CapCut을 다시 사용해 보는 게 좋겠다는 것!

그리고 강사 선생님 말씀처럼, 무엇이든 작은 것이라도 시작해서 영상을 직접 업로드해보아야 한다는 것! 직접 만들어보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10여 명 되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 듣는 수업, 맨 끝 자리에 앉아 다른 학생들 어떻게 만드나 관찰도 하고. 꽤 재미있다. 포토샵 수업 때는 확실히 손 빠르고 기술 좋은 친구들이 눈에 확 띄었는데, 영상 편집 과정은 모두 다 초짜라 그런지 실력들이 비슷비슷했다. 흠, 나만 똥손이 아닌데, 다행이다 싶었다.


프리미어와 에펙 프로그램은 여전히 어렵다. 처음에 헉, 이 복잡한 화면은 뭐야 싶긴 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좀 익숙해지긴 했다. 하지만, 마지막 시간까지 최종 영상 파일은 만들지 못했다.

마지막 시간, 자신이 직접 찍은 영상을 가지고 1분짜리 숏츠를 만들어보는 것이 과제. 이제까지 배운 테크닉 활용해서 영상 편집도 하고, 자막과 음악도 넣어보고. 하지만,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내용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계속 헤매다가 결국 최종본은 다 마치지 못했다.


결국 기술적인 면에서, 나는 꼴찌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배운 점은 있다.

결국 좋은 영상을 만드는 가장 기본 원리는 "영상, 자막, 음악" 그 3박자를 어떻게 잘 결합시키는가라는 것.

이것을 업으로 삼으려면, cartoon effect, bokeh 같은 화려한 영상효과 넣는 것도 필수일지 모르겠다. 음악 비트에 맞춰 딱딱, 사진이나 영상도 바뀌고 예쁜 글씨들도 떠다니게 만들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영상도 주제나 메시지, 정보 무엇이든 콘텐츠가 없다면 밋밋할 뿐이다. 슬랙백 챌린지처럼 자신의 재능을 뽐내든 무엇이든, 어떤 '의도'든, '주제'든 필요하다.

기왕이면 애초에 동영상을 잘 찍으면 제일 좋고, 재치 있는 말솜씨, 글쓰기 능력도 필요하고, 어울리는 음악 선곡도 필수. 흠, 꽤나 종합예술이다.



프리미어와 에펙을 배우고 나니, 아, 이거 CapCut 앱에서 두 가지 프로그램 기능 모두 다 쓸 수 있는 것 아냐 싶은 생각이 든다. 한 달에 11,000원 내면 프리미엄 기능도 웬만큼 쓸 수 있다. 굳이 컴퓨터나 노트북 꺼내지 않아도 핸드폰에 깔린 앱만으로도 큰 문제없다.


무엇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프리미어와 에펙을 쓰면 두 프로그램을 모두 켜놓고 서로 넘나들면서 글씨 편집, 영상 편집 반복해야 하는데, 사실 이 앱 하나만으로도 한 번에 다 해결가능하다. 음악파일도, 필요한 사진 파일도 pixabay 같은 데서 굳이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이미 다 연동되어 있기도 하고.

세상은 참 빨리도 변하고 있구나, 기술은 이미 저만치 가있는구나 싶다.

결국, 나의 결론은!


1. 어느 프로그램을 쓰든 간에, 제일 중요한 건 나의 메세지과 나의 창의력!

내가 하고 싶은 말, 내가 전달하고 싶은 정보, 그것을 재미있게 재치 있게 글로, 영상으로, 음악으로 표현하기. 어떤 프로그램을 쓰든지 간에, 중요한 나의 아이디어!


2. 영상을 만들어보는 것을 일상습관으로!  


"저는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요? 흠, 그럼 목소리가 좋으니까 책 읽는 유튜브라도 만들어보세요. 무엇이라도 해보는 게 중요한 거죠. 꼭 무엇이든 만들어보세요."


선생님의 그 말씀이 좋았다. 그리고 그 어떤 강의내용보다, 그 말씀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

매일이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몇 번이라도, 최대한 나의 기록을 남기고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무엇인가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직접 시도해 보는 게 최선이다.

나를 무엇으로든 표현해 보는 것!

마지막날 포즈까지 취해주신 유쾌한 선생님!


언젠가 먼 훗날, 꼬꼬 할머니가 돼서 아, 그때 그랬지, 그때 재밌었어.

마치 오래된 앨범을 펼쳐보듯, 유튜브나 인스타를 찾아보지 않을까. 싸이월드나 프리챌이 사라졌듯이, 이들도 언젠가 사라질지도, 다른 무엇으로 대체될지도 모르겠지만.

어딘가에, 무엇이 남아있다면, 오래전 추억 하나쯤 영상으로 다시 떠올려보는 것도 멋진 일 아닐까. 언젠가 나에게 선물을 남기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봐주지 않더라도 뭐 어때.

꽤 괜찮을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이 수업들을 다 마치고 난 최종 소감. 이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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