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가정의 울림 - 나의 뮤즈
나는 식탁 옆에 서 있는 의자다. 그저 평범한 목재로 만들어진, 수많은 의자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내게도 감정이 있다. 특히 요즘 나를 괴롭히는 감정이 있다. 바로 질투다.
매일 아침, 나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오늘은 누군가가 나를 선택해 주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가족들은 항상 내 옆에 있는 의자들을 선택한다. 아빠는 항상 창가 쪽 의자에 앉고, 엄마는 부엌과 가까운 의자를 선호한다. 아이들은 서로 좋아하는 의자가 정해져 있어 그 자리에만 앉는다. 그리고 나? 나는 언제나 비어있다.
처음에는 이해하려 노력했다. '아마도 내 위치가 불편한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생각은 희미해졌다. 나는 다른 의자들과 똑같이 만들어졌고, 똑같이 편안하다. 그런데 왜 나만 선택받지 못하는 걸까?
특히 내 옆 의자를 볼 때마다 질투심이 불타오른다. 그 의자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침에는 아빠가, 점심에는 엄마가, 저녁에는 큰 아이가 앉는다. 사람들의 온기를 느끼고, 그들의 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그 의자가 부럽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어." 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나도 누군가의 무게를 느끼고 싶어. 나도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다고!"
하루는 용기를 내어 옆 의자에게 물어보았다. "넌 어떻게 그렇게 인기가 많니?" 그 의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그저 여기 있을 뿐인데 사람들이 와서 앉는걸." 이 대답은 나를 더욱 괴롭게 했다. 나도 '그저 여기 있을 뿐'인데, 왜 나에겐 그런 행운이 오지 않는 걸까?
가끔 누군가가 실수로 나에게 앉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온 힘을 다해 그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려 노력한다. 등받이를 최대한 부드럽게 하고, 다리는 단단히 땅을 짚어 흔들리지 않게 한다. 하지만 그들은 금세 자리를 옮긴다. "이 의자는 뭔가 이상해."라고 말하며 다른 의자로 가버린다. 그럴 때마다 나는 깊은 좌절감에 빠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질투심은 깊어졌다. 다른 의자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났다. '왜 나는 안 돼?'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심지어 한때는 다른 의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들의 다리를 살짝 흔들어 놓거나, 등받이를 뻑뻑하게 만들어 사람들이 불편해하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건 의자로서의 나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니까.
우울한 날들이 계속됐다. 나는 점점 더 자신감을 잃어갔다. '난 정말 쓸모없는 의자인가?', '나의 존재 가치는 뭘까?'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들었다. 가족들이 내 주변을 지나칠 때마다 나를 봐주기를, 선택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그들의 시선은 항상 다른 곳을 향했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집에 손님이 왔고,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식탁에 모였다. 모든 의자가 차고 나서야, 마지막 한 사람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앉았다. 그 순간, 나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처음으로 누군가의 무게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그 느낌, 그의 온기를 느끼는 그 감각, 모두가 너무나 새롭고 황홀했다.
그날 이후 나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자주 선택받지는 못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나의 가치는 누군가가 앉느냐 마느냐에 달린 게 아니었다. 나는 그저 의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면 되는 것이었다. 언제든 누군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그것이 나의 존재 이유였다.
이제 나는 다른 의자들을 질투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과 함께 이 가족을 지탱하는 한 부분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가끔 비어있을 때면 그 시간을 이용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정비한다. 언제 누가 올지 모르니 항상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질투는 나를 성장시켰다. 그것은 고통스러웠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진정한 의자의 의미를 깨달았다. 나는 이제 안다. 모든 의자가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이 가정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여기 서 있다. 언제든 누군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올 때까지, 나는 묵묵히 내 자리를 지킬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의자니까.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