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잡은 마카오의 사회적기업
개인적으로, 소득 순위로 구분되는 ‘표면상 선진국’과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을 구분하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하나 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일반인과 차별없이 얼마나 공평하게 대우하고 있는 지를 살피면 그 나라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The moral test of government is how it treats those who are in the dawn of life, the children; those who are in the twilight of life, the elderly; and those who are in the shadows of life, the sick, the needy and the handicapped.” 정부의 도덕적 시험대는 삶의 새벽에 있는 아이들, 삶의 황혼기에 있는 노인들, 그리고 삶의 그늘에 있는 병자와 궁핍한 사람들, 그리고 장애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달려 있다."
- 휴버트 험프리(Hubert H. Humphrey), 미국의 전 부통령(1965–1969) 겸 미네소타 주 상원의원의 1976년 전당대회에서 행한 연설 중에서
50년 전에 언급했던 휴버트의 말 대로라면 한국 사회는 여전히 도덕적 시험대에 올라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사회나 장애인들은 특별히 보호하고 먼저 배려해야 할 사회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현실 사회를 들여다보면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는 그리 많지 않다고 여긴다.
홍콩 옆에 있는 나라, 마카오(Macao)에 한국의 '아름다운 가게'와 같은 비슷한 개념으로 운영되는 중고 제품 교환 및 판매 업체가 있다.
기업 내부를 들여다 보면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장애인들'이다. 그래서 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참 따뜻하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동체에 주는 메시지가 남다르게 와 닿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름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시장으로 모이는 것'을 의미하는 '행복 마켓(Happy Market)'이다. 마카오 푸홍 협회(澳門扶康會)의 비영리 이니셔티브인 '행복 마켓 사회적 기업(Happy Market Social Enterprise, 喜悅市場社會企業)'이 정식 명칭이다.
사회 복지와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자원 순환형 기업으로 마카오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착한 기업에 속한다.
2015년에 마카오 현지 화폐인 280만 마카오 파타카(MOP, 약 4억 6천 2백만 원 상당)의 종자 자금으로 설립된 행복 마켓은 '폐기물' 이라는 중요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장애인'들에게 의미 있는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가게에 일하는 직원들이 장애인들이라는 점에서 이 기업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한국보다 좀 더 의미 심장하다고 여긴다.
이전에 마카오 정부 사회복지국 국장으로 재직했었던 '파티마 산토스 페레이라(Fátima Santos Ferreira)'가 2003년에 설립한 마카오 푸홍 협회는 '지적 장애인 및 정신 질환자의 재활'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그가 주도적으로 움직여 설립한 협회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총 13개의 서비스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푸홍은 지속 가능한 관행과 포용적인 고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행복 마켓>을 두 번째 사회적 기업으로 설립했다.
그가 설립한 '첫번째 사회적 기업' 또한 장애인들이 직원으로 활동하는 '행복 세탁소'(Happy Laundary Service)였다. 세탁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두 장애인들이다. 재활용품 의류를 이 곳에서 먼저 세탁해서 매장으로 보낸다.
행복 마켓의 비전은 '환경 보호와 공공 복지 증진'이라는 두 가지 사명 실현이라는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역 사회와 기업이 사회에서 쏟아지는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소중히 여기도록 장려하며, 이런 활동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이 직접 뛰어들어 수행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기증된 물품을 수집함으로써 기업은 경제적으로 불우한 사람들을 포함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매립지로 향하고 있는 의류 등 다양한 물품을 재활용 물품으로 전환한다.
2021년부터 행복 마켓은 11만 개의 물품이 다시 시장에 재진입하도록 도와 매립지로 가는 것을 차단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기업은 테이블과 의자 세트, 주방 용품, 봉제 인형, 문구류, 의류 등 지역 기업이나 대중이 기증한 다양한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중고품 가게를 시내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행복 마켓은 장애인을 고용하여 귀중한 업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 사회에 통합을 촉진하고 있다. 사회적 공헌도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마카오 재단으로부터 1,230만 마카오 파타카(MOP, 약 20억 2천 9백만 원)의 재정 지원을 추가로 받았다.
여타의 자원 재활용 기업과 달리, 행복 마켓의 성공이 주는 특별한 의미는, 폐기물 감소와 장애인 권익 강화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물품의 재활용 및 재사용 플랫폼을 제공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있는 <행복 마켓>은 보다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마카오 사회를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 기존 재활용 관련 업체의 영업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Happy Market(주소): Travessa da Areia Preta, 6/F, Edifício Industrial Fat Lei, Macao
Contact (전화/이메일): (+853) 2852 0322 / happymarket@macau.ctm.net
Opening hours(운영시간): Daily, 10 am-7 pm.
마카오 푸홍 협회(澳門扶康會)
地址(주소): 澳門工業園大馬路跨境工業區工業大樓5樓C座
電話(전화): (+853) 2822-0330
電子郵件(e-mail): fuhongmacau@gmail.com
마카오 기업의 이러한 활동은, 지하철도 마음 편하게 타지 못하도록 장애인들을 차별하는 것도 모자라 이들이 모이면 아예 무정차 통과하는 씁쓸한 풍경을 만들고 있는 한국사회에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장애인들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올해까지 벌써 5년째 진행 중이다.
"2021년 12월3일 출근길 아침,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 한 무리의 장애인들이 나타났다.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활동가와 회원들은 그렇게 매일 지하철 승강장에 모였다.
1년여 후 서울교통공사는 이들이 모인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했고, 2023년 말부터는 승강장에 머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덧 햇수로 4년째가 됐다."
- 정진수 기자,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4년 투쟁의 기록", 세계일보, 2024-07-06
*이들의 시위는 2025년 9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아래 연합뉴스 기사)
<참고자료 References>
The Minnesota Governor's Council on Developmental Disabilities
5 places to donate used clothing in Macao | Macao News,
The Macao Post Daily, "Firm brings Armenian jams to Macao through social enterprises"
Sands China continues support for Happy Market Social Enterprise, New Macao
Donation of second-hand goods from Choi Kai Yau College to Happy Market Social Enterprise - Choi Kai Yau College | University of Macau
홍준석 기자, "전장연 시위에 지하철 4호선 운행 차질…1시간여 무정차 통과(종합)", 연합뉴스 (MSN.com),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