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되었다
2024년 12월 초부터 시작된 트럼프의 관세정책에 대해 중국은 그동안 동일한 수준의 관세정책을 펴면서 대응해 왔다. 그랬던 중국이 이제는 자국의 최대 강점인 '희토류'를 무기 삼아 강력한 반격을 개시했다.
한글날이던 2025년 10월 9일 중국의 상무부는 "희토류 관련 기술 수출 통제 시행 결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원문: 商务部公告 2025 第62号 — 对稀土相关技术实施出口管制的决定 상무부 2025년 제62호 공고 - 희토류 관련 기술 수출 통제 시행 결정)
위의 행정명령은 "희토류 채굴, 제련 및 분리, 금속 제련, 자석 재료 제조, 희토류 2차 자원의 재활용 및 활용 관련 기술 및 운반체, 생산 라인 조립과 시운전,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까지를 통제하는 강력한 조치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희토류'의 최초 생산에서 가공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된 생산 시설과 재활용을 비롯한 마지막 공정 및 사후관리까지 모두 허가를 받아야 수출이 가능하다는 초강력 행정명령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기존 통제 대상 희토류 이외에 钬(발음: Huǒ 후오, Holmium 홀뮴), 铒(발음: Ěr 얼, Erbium 에르븀), 铥(발음: diū 디우, Thulium 툴륨), 铕(발음: yǒu 요우, Europium 유로퓸), 镱 (발음: Yì 이, Ytterbium 이터븀) 등 5종을 추가로 포함시켰다고 발표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钬 (Holmium 홀뮴)은 MRI 등 자기장 조절용 합금으로 자석 제조와 더불어 원자로 발전에 핵심 부품인 핵 원자로의 제어봉 재료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铒 (Erbium 에르븀)은 광섬유와 적외선 레이저 착색유리 물질 제작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모든 장거리 광섬유 통신망에 필수 물질이다.
铥 (Thulium 툴륨)은 의료용 레이저 X선 발생에 사용되는 핵심 물질이다. 레이저 수술 장비는 이 원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铕 (Europium 유로퓸)은 TV·스마트폰·LED 조명에서 붉은색을 발광하는 물질이다. 지폐의 위조방지 잉크에도 사용되는 중요한 물질이다.
镱 (Ytterbium 이터븀)은 고출력 산업용 레이저 절단기 제작에 사용되는 물질이면서 반도체 재료이다.
전문가 이외에는 위의 희귀 광물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희토류가 산업에서 차지하는 의미 정도는 상식선에서 알아두면 좋다고 여긴다.
위의 희토류가 가지는 의미는 반도체, 통신, 원자력 발전(에너지), 의료산업, 전자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희귀한 광물의 생산과 가공은 중국 손아귀를 벗어나면 거의 올-스톱(All-stop)된다는 사실이다.
수출 통제 조치와 관련한 발표문이 하나 더 있다(위의 61호 결정문). "중국에서 유래한 희토류 물질이 포함되거나 중국 기술을 활용해 외국에서 제조된 제품이 수출 대상이 될 경우, 허가가 필요하다"는 행정 명령이다.
즉, 중국산 희토류를 수입해서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해외 기업들도 다른 나라로 제품을 수출할 경우, 허가가 필요하다는 조치로 국내 기업들도 이 조항에 직접적인 제약을 받게 되었다.
특히, 위의 61호 행정명령은 반도체 제조, 인공지능 연구 등 민감한 기술과의 연결 가능성이 있는 경우, “사례별 승인(逐案审批)"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중국의 이번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는 “기술 수출 통제”에 초점을 맞춘 첫 희토류 규제 조치로, 단순한 광물(ore)이나 제품이 아니라 기술 및 노하우(know-how)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특히 “载体(Zàitǐ 자이티/매개체)”라는 표현을 통해 설계도, 기술 문서,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매뉴얼 등도 통제 범위에 포함되도록 조치함으로써, 기존의 원료 중심의 수출 통제를 뛰어넘는 강력한 조치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번 행정명령 61호와 62호는 희토류의 처음과 끝을 통제하는 '희토류 수출 완전 봉쇄'에 가까운 정책이다.
희토류 매장량 부문에서 Top 5 강국은 중국-베트남-브라질-러시아-인도 순이다. 희토류 생산량 부문 Top 5 국가는 중국-미국-미얀마-호주-마다가스카르-인도 순이다. 그래프가 보여주듯 '중국은 희토류 매장량, 생산량 양쪽 모두'에서 그 규모와 격차가 2위 국가와는 차원이 다르다.
중국은 희토류 생산분야에서 세계 공급망의 약 70%, 초순도까지 정제하는 첨단 가공 기술은 9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히토류 초강국이다.
세계가 하나의 공급망이던 자유무역 시대를 벗어나서 이제는 국가별로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이런 경제흐름이 얼마동안 지속될지 모르지만, 이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력하다.
세계 Big 3 국가인 러시아와 중국 대륙과 연결된 반도(Peninsula) 국가로서 한쪽에 치우치면 언제든지 치명적인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국제경제 상황과 향후 방향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퇴양난의 처지에서 탈출하기 위한 슬기로운 대책을 찾으려면 그만큼 미국-중국-러시아를 두루두루 알아야 한다. 그 어느 시기보다도 지혜가 필요한 2025년이다.
덧붙이는 글) 2025년 5월에는 중국이 전자제품, 풍력발전과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영구 자석(Permanent Magnet)' 단 1종류를 수출 통제에 들어간 이후 불과 2주 만에 전 세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전 세계가 지금 향하고 있는 첨단 산업에서 필요한 핵심 재료인 희토류 ‘영구 자석’ 물량의 90%를 생산하는 나라도 '중국'이다. 어릴 적에 가지고 놀았던 ‘자석’ 하나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단순하게 생각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중국은 알고 있다. 미국이 가장 아파할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 어디인지, 그리고 세계 각국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고 있다.
(아래 글 참고: https://brunch.co.kr/@novatio/14)
<참고자료 References>
Title Background Image: Chinese rare earth mine Baiyun Obo in Inner Mongolia Google Maps on defence-point.gr (중국 내몽골 자치주에 있는 세계 최대의 매장량을 보유한 ‘바이-윈 오보‘ 희토류 광산, 출처: 디펜스 포인트)
中华人民共和国商务部, "商务部公告2025第61号 公布对境外相关稀土物项实施出口管制的决定", 2025-10-09
中华人民共和国商务部 (首页> 政务公开> 政策发布), "商务部公告2025第62号 公布对稀土相关技术实施出口管制的决定", 2025-10-09
商务部 海关总署公告 2025年第57号 — 对部分中重稀土相关物项实施出口管制
Reuters, “China tightens rare earth export controls, targets defence, semiconductor users”, 2025-10-09
Katrina Northrop and Rudy Lu, “China puts new limits on rare earths as Xi’s meeting with Trump looms”, Washington Post, 2025-10-09
CHAN HO-HIM and JOSH FUNK, “China outlines more controls on exports of rare earths and technology”, AP News,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