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협곡 교량 중에서 가장 높고, 가장 길다
타이완(Taiwan, 대만)을 마주보고 있는 중국 남동부에 '푸지엔 성'(Fujian Province, 福建省)이 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계속 진행하면 해발 평균고도 1,000미터의 고원지대이자 중국에서 '평야가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알려진 ‘구이저우 성(贵州省)‘과 만난다.
국내 최장 터널인 인제-양양터널(10.96km), 강원도 설악산과 대관령 옛도로와 미시령, 남쪽의 지리산과 노고단으로 향하는 도로가 주구장창 계속되는 듯한 느낌의 지역이중국 남서부 중앙에 위치한 산악지역인 '구이저우 성(贵州省)'이다.
이 곳을 동서로 관통하는 고속도로 중에 'S57'번 노선이 있다. '리우즈-안롱 고속도로(六枝—安龙高速公路 Liuzhi-Anlong Expressway, 축약어: 리우-안 고속도로, 六安高速)라고 한다.
총연장은 약 152.8km이며, 건설비용으로 243억 6천만 위안(34억 2,282만 달러, 약 4조 7,952억 원)을 쏟아부었다. 고속도로 노선 중 교량-터널 비율 43.8%로 전체 '노선의 절반이 다리와 터널'로 구성되어 있다. 설계 속도는 험준한 산악지대를 감안하여 안전을 위해 시속 80km로 건설되었다.
위 고속도로 개통과정에 최대 난관 중 하나로 험준하기로 유명한 '화-지앙 대협곡(花江峡谷, Huajiang Grand Canyon)'이 있다. '구이저우성의 안순시(貴州省, 安順市)'에 위치한 '치엔시난-부이족-먀오족-자치주(黔西南布依族苗族自治州 Qianxinan Buyei and Miao Autonomous Prefecture)'에 광범위하게 뻗어있다. 총 면적은 168.6㎢이며, 일반인에게 개방된 핵심 관광지 절경의 면적은 약 24.92㎢이다.
2025년 9월 28일, 이 협곡을 가로지르는 교량 하나가 완공 및 개통되었다. '화-지앙 협곡 대교(花江峡谷大桥 Huajiang Gorge Bridge)'라고 불리는 다리 개통으로 인해 교량 건설부문에서 주경간과 높이, 양쪽 모두에서 세계 신기록을 다시 세웠다.
'화-지앙 협곡 대교(花江峡谷大桥 Huajiang Gorge Bridge)'의 주경간 길이는 1,420m이다. 주경간은 교량을 지탱하는 주탑과 주탑 사이의 가장 긴 구간(longest span)을 뜻하는 전문용어이다. 이 교량의 전체 길이는 2.89km이다.
주경간 거리가 길면 길 수록 '교량건설 기술이 우수'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증명한다. 중국 기술을 뛰어넘어 향후에 주경간 길이 세계 1위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430미터는 되어야 한다.
또 하나의 '교량 기록 측정의 기준'은 다리 '상판(차량이나 기차가 다니는 지점)에서 지상(강/해수면)까지의 높이'이다. '화-지앙 협곡 대교'는 교량 아래에 베이판강(Beipan River, 北盘江)이 흐르고 있는데, 강 수면까지의 높이가 625m로 교량으로서는 세상에서 가장 높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높이 330미터, 서울 여의도 63빌딩 높이 약 250미터와 비교하면 2배~2.5배에 해당하는 아찔한 높이에서 차량들이 달리고 있는 것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완공된 교량이 구름 속에 덮혀있다)
이전에도 협곡 교량으로 세상 가장 높은 곳에 건설된 다리는 중국에 있었다. 중국 남서부 끝에 있는 윈난성(云南省 Yunnan)과 중국 남서부 중앙의 구이저우성(贵州省 Guizhou)의 경계 지역에 있었던 '두거 대교'(Duge Bridge 都格大桥)였다. '두거 베이판지앙 대교'(都格 北盘江 大桥 Beipanjiang Bridge Duge)라고도 한다.
2016년에 완공된 '두거대교'를 지탱하는 주탑과 주탑 사이의 주경간(longest span)이 약 720미터, 교량 바닥판에서 하부(강/지면 또는 산기슭 위까지의 수직거리)까지의 높이가 약 565미터였다.
차량만 달리는 10년 전의 ‘두거대교’와 달리, 이번에 준공된 '화-지앙 협곡 대교'는 설계 당시부터 교량 체험과 모험 관광지로서의 기능도 훌륭히 수행하도록 건설된 최초의 중국 교량이다.
차량이 달리는 다리 상판에서 주탑 꼭대기까지 1분이면 도착하는 207미터 높이의 초고속 관광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꼭대기에 도달하면 약 830미터 아래에 베이판강(Beipan River, 北盘江)이 흐르는 광경이 펼쳐지는 고공 전망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다리에는 하늘 높이 솟은 고공 카페 외에도 1,000제곱미터 규모의 유리 전망대가 있으며, 다리 아래 강까지 600미터가 넘는 아찔한 수직 낙하 '번지점프'와 저고도 스카이 다이빙, 그리고, 600미터 상공을 걸어서 경험할 수 있는 시설(Sky Balance Beam) 등도 동시에 건설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건설된 다리이자, 협곡을 가로지르는 최장 다리로서 안전은 필수이다. 실제 운행시에 적정 하중 3360톤(ton)을 견딜 수 있는 지에 대한 최종 테스트를 위해 96대의 트럭이 일시에 동원되었다.
건설과정에서는 중국이 자랑하는 정밀 위성과 고고도 드론(High-Altitude Drones)이 활용되어 해발 600미터 위치에서도 밀리미터(mm) 단위까지의 정밀성을 확보하면서 '3년 8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다리의 안전을 24시간 자동으로 모니터링 하기 위해 교량을 지탱하는 대형 케이블에 하중과 온도, 습도 등을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센서가 설치된 '스마트 케이블(Smart Cable)'은 교량 건설공사 및 안전관리 기술에 있어서 또 하나의 진전을 이루었다.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 있는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 771년에 완공)을 볼 때마다 개인적으로 경이로운 것은 18.9톤이나 되는 종의 무게를 버티며 위에서 잡고 있는 종의 걸쇠인 '용뉴(龍鈕)'의 제작 기술이다. 1250년 전에 한국인 선조들은 이토록 상당한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강철 제작 기술을 도대체 어떻게 개발했을까?
한국 기술자들이 과거에 최첨단 제철 기술을 보유했던 것과 유사하게, 오늘날의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협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분야에서의 설계 및 시공 기술은 개인적으로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세계 최정상이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기록되고 있는 123층 규모의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높이는 555m (2016년 12월 준공)이다. 중국은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되던 해에 이미 세계 최고 높은 곳(565m)에 준공된 교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제는 자신들의 기록에서 60미터가 더 올라간 625미터 높이에 건설된 대교를 보유한 중국이다. 10년 전(2016년)과 현재(2025년)에도 그랬듯이 향후 10년 후에 또 얼마나 높은 곳에 다리를 건설하고 있을 지 궁금해 지는 나라는 중국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자료 References>
新华社, "“横竖”都是世界第一!贵州花江峡谷大桥正式通车", 人民日报, 2025年09月28日
CGTN, "Huajiang grand canyon bridge: Engineering marvel meets tourism", 28-Sep-2025
BBC News, "World's highest bridge opens in China > How was it built", 2025-09-30
花江大峡谷风景名胜区 (화-지앙 대협곡 사진 모음) on 百度百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