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통이다

<희망 버리기 기술> - 마크 맨슨

by 아륜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는 무엇을 거부하느냐가 나를 규정한다고 했다. 덜 중요한 곳에 신경을 꺼야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책을 인상 깊게 읽어 저자의 다음 책을 주목했다.


<희망 버리기 기술(Everything is f*cked)>이라니. 서점에서 제목 보고 잘 팔리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책에 정이 가지 않았다. 제목을 메모해 두고 잊어버렸다가 책날개를 보고 다시 읽게 되었다.


마크 맨슨은 커리어의 정점에 있었고 자신의 성장곡선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는 <신경 끄기의 기술>로 너무 많은 것을 얻어 불행해졌다. 그러나 판매를 위해 <청소년을 위한 신경 끄기의 기술> 같은 건 쓰고 싶지 않았다. 이 책은 자신의 불행을 극복하는 기록이 되었다. 그는 희망을 잡기보다 포기하기를 선택했다. 여기서 포기는 무기력한 상태가 아니다. 고통이 인생 경험 그 자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삶은 고통이다.


"긍정적 감정은 일시적인 고통 제거이며, 부정적 감정은 일시적인 고통 증가일 뿐이다. 고통을 마비시키면 모든 감정과 정서가 마비된다. 그건 삶으로부터 자신을 조용히 제거하는 일이다." (p. 250)


삶은 고통이라는 흔한 말이 이 책에서 처음 와닿았다. 나는 기본값을 0으로 설정해 두고 조금만 통증을 느끼면 내 삶이 고통스럽다고 인식했다. 마크 맨슨에 따르면 웃기는 말이 된다. 삶은 원래 고통스러운데 특별히 고통스러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설레고 행복한 감정은 잠시 진통제가 될 뿐 일상은 다시 기본값인 고통으로 돌아온다.


인생은 f*ck이라는 그의 말이 좋다. 내게는 핑크빛 이야기보다 잿빛 위로가 더 필요하다. 다만 책은 자기계발 카테고리에 안주하지 않고 많은 것을 말하려 욕심을 부린 나머지 뇌과학이나 철학 교양서를 흉내 내는 느낌을 주었다. 그래도 마크 맨슨 당신, 진솔한 이야기 좋았다. 3탄 나오면 팬심으로 읽어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