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소설이라기에 읽었다. 서예 같은 문장을 읽다 작가노트가 궁금해 뒤를 펼쳤다. 이 소설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작가는 이 책을 천천히 읽어달라고 했다. 절대적으로 몰입하는 단편 정신으로 쓴 장편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정도면 얼마나 전심을 다했는가 싶다.
이 작품에서는 작가가 내린 사랑의 정의를 자주 만났다.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예고하는 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 (p. 210)
가장 마음에 든 문장이다.
가장 속상했던 말은,
"이제 끝내려고 해. 그동안 너무 힘들었거든.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참 할 말이 없구나. 그것이 나의 불행인가봐. 나는 정말 힘들었는데, 그 힘들었던 내 인생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것 말야. 어려서도 평탄했고, 자라서도 평탄했으며,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 이후에는 더욱 평탄에서 도무지 결핍이라곤 경험하지 못하게 철저히 가로막힌 이 지리멸렬한 삶." (p. 283)
증명할 수 없는 고통이라니. 그럴듯하지 않은 고통은 고통보다 더욱 고통스럽다. 결핍이 없는 삶에는 충만도 없을 것이다.
제목의 모순은 좋은 뜻이었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p. 296)
모순적인 결말이 아니다. 주인공에게 가장 이상적인 길이었다.
나 열심히 썼으니까 천천히 아껴가며 읽으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