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물었다
매대 정리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다. 딸기 우유의 바코드를 인식하는 순간 그의 팔을 보았다. 구석에서 허겁지겁 도시락을 먹던 아이였다. 어두운 회색 옷은 핏자국을 다 가려주지 못했다. 아이의 팔 안쪽이 난도질 되어 있었다. 자해에 대해 들어봤지만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었다. 하얀 팔 안쪽에서 거의 뼈가 드러나기 직전까지 깊이 팬 자국을 보았다. 나는 놀란 표정을 숨기기 위해 애써야 했다. 특별히 친절하게 하려 하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편의점 직원에게 기대하는 대로 조용하고 빠르게 계산을 도왔다. 처음에 내민 카드는 승인이 거절되었다. 다른 카드가 없는지 묻자 아이는 주머니에서 오백 원짜리 동전을 두 개 건넸다. 얇은 빨대를 챙겨주기도 전에 아이는 우유를 열어 벌컥벌컥 마셨다. 나이는 열여덟 살쯤으로 보였다.
"여기 목장갑 있어요?"
한 번에 우유를 다 마신 아이가 물었다. 나는 나와서 물품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면서 혹시나 아이가 수상쩍은 사무용품을 구입하진 않는지 걱정이 되었다. 차라리 출근하며 구입한 담배를 쥐여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이는 우유갑을 버리고 가게를 나갔다.
십 분 정도 손님이 없어 계속 그 아이 생각을 했다. 어디로 갔을까 집은 있을까 신고해야 하나 병원에 데려가야 하나 생각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