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01.
다시 가을을 앓을까 염려된다 했던가요
하루의 습기가 빠져나간 마른 잎 같은 밤에는
단풍 든 기억들이 시계추처럼 흔들리지만
이미 지나간 여러 가을은 낙엽이 되어
소슬한 바람 불어대는 마음 한켠에
설핏하게 누워 있어요
이젠 다시 물들일 붉은 기운도 사라지고
때로는 암석 같은 세월에 아서지는 기억들로 아프고
때로는 고운 빛깔의 낯익은 얼굴들로 휘청거리지만
어차피 삶의 계절은
안개 숲을 거닐고 바람 안에 떠돌다
기척 없이 가버리는 것인데
남은 계절 동안 다시 몇 번의 가을을 앓을 수 있을지,
앓으며 번지는 아픔보다
앓지조차 못하는 버석거림이
외려 더 서글픈, 가을 깊은 녘에 서 있어요
또다시 가을이 와도
지난 기억의 빛깔로 물든 나는 없을 테지만
지금 내 삶의 계절은
낙엽 켜켜로 앉은 퍼석한 밤이 아닌
붉고 노란 이파리 가득
투명한 이슬 머금는
아침이고 싶네요
다시 가을을 앓는대도
염려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