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7.24.
간밤의 바람은 선득했다. 아직 솜이불을 덮고 잔다. 감기 기운이 있는지 코가 간질간질, 두통도 조금 왔다. 커피를 약처럼 마신다.
삼십 년이 지난 고백의 의미를 알 것 같다. 나'를 찾고 싶었을 테다, 무수한 세월에 휩쓸려 유실된 나'의 본모습이 그리웠을 터. 과거를 훑다 보면 한 번은 만나 얘기하고 싶은 사람이 몇몇은 있다. 온전히 나를 드러내지 않았기에 오해하는 이, 허위의 나만을 기억하는 이, 나로 인해 아팠을 누군가, 또... 그들의 삶은 어떠할까, 문득문득 궁금하곤 했다. 고난 없이 잘 살아가기를 그때마다 기원했었다.
나 또한 벌써 수년 전에 그 의미를 찾아 서성이기도 했지만 그냥 버려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과거는 이미 놓친, 놓은 시간이다. 자칫 아름다운 것도 현실이 달려들면 너저분해진다. 현실로 끌어와 한 발짝 떨어져 볼 수 있거나, 속죄와 용서가 필요한 과거가 아니라면 그냥 놓아두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다.
모르는 사이 지금도 나는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오해를 남기고 진짜가 아닌 나를 진짜인 양 착각하게 만들고. 시간이 흘러도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그게 겁이 나서 집귀신이 된 건 아니지만 완벽하게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뭣하다.
두렵다기보단 부질없다'에 마음이 더 기운다.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생각을 놓은 지 오래고 최소한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도 버렸다. 아주 오래 어떻게 살고 죽을까를 생각했지만 어떤 답도 없었다. 답이 없는 것이 답인데 굳이 나쁜 머리로 뭔가를 찾으려니 가당찮다.
그냥 지금 흐르는 대로 살기로 한다. 여태 잘 안 되었지만 잘 안 돼도 국으로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고 나니 조금 쓸쓸해지긴 했다. 떠올리기 싫고 아쉽기만 한 과거도 때로 그리움으로 다가와 낡은 빈속을 쏘삭대곤 하지만 이미 지나간 바람일 뿐, 오늘은 또 다른 바람이 분다.
여전히 바람이 차다. 커피 두 사발째 흡입.
너무 오래 한쪽으로만 기울었던 삶이었기에 지금의 변화를 스스로도 감당하기가 조금은 저어된다. 완전히 달라진 내가 아니라 원래의 내가 되어가는 과정은 다소는 지루하고 아득하기까지 하다.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연할 때가 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