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8.
내 몫, 이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지금도 두렵다. 팔자나 운명이라는 말로 삶을 명료하게 단순화하는 것 또한 싫다.
싫고 두렵지만 방법은 없다. 불가항력이던,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에 스스로 선택한 삶이 보태져 나는 꼼짝없이 묶여 버렸다. 벗어나기엔 너무 깊이 들어갔다. 깊으나 그윽하지 않다. 내 선택이 아닌 삶과, 선택한 삶은 다른 듯 같다.
어쩔 수 없는 고독과, 소통을 방해하는 침묵과, 지쳐 가라앉은 슬픔과, 좀처럼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혼재하지만 어느 누구도 발버둥치지 않는다.
다들 제 몫이라, 운명이라 받아들이며 삐져나오는 설움도, 울음도 무심히 삼킨다. 스스로들 기특하게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그 속에서 조용히 숨을 쉰다. 두렵고 싫지만, 내치고 싶은 그 많은 것이 언제부턴가 완전한 내 몫이 되었다.
내 몫이긴 하나,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도 없다.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것 또한 없다. 어찌하지 못하고 나 또한 '운명'으로 넘긴다.
어쩔 수 없이 내 삶이 팔자나 운명으로 치부될 때, 내가 어설피 짓는 웃음 언저리에는 급하게 씹어 삼키는 속울음의 찌꺼기가 남는다. 그걸 보지 못하는 당신은 너무 쉽게 내게 운명을 말한다.
십여 년이 지났어도 내 몫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나 또한 하릴없이 모든 게 숙명이라 단정 짓고 있다는 사실, 그것 하나 달라졌다고 할까.
운명 말고는 갖다 댈 만한 적당한 뭔가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게 아니면 받아들이기가, 견뎌내기가 조금 더 버거웠을 테다.
이러나저러나 시간은 흐르고, 나를 옭아맨 시련의 끈도 느슨해지겠지.
그리고 어느 순간엔 내 삶 모퉁이에도 평화가 깃들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