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14.
시간은 속절없이 잘도 흘러간다. 덧없이 흐르는 시간 위를 언제부터인가 위태롭게 구겨진 종이배가 되어 한없이 허우적거리기만 한다. 시간의 물살이 그나마 지금은 거칠지 않아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러나 몸뚱이와 머릿속은 자꾸 무겁게 젖어 간다. 시간 속으로 허망하게 함몰되지 않으려 애도 쓰지 않으면서, 나는 그저 무사히 흐르기만을 바라는 건가 싶다.
비척이며 하루를 또 견뎌야 하는 젖은 배는 매번 부표를 놓친다. 무작정 흐르기만 하는 시간들이 몹시도 낯설고 그 위를 무턱대고 흐르는 내가 또 마냥 낯설다. 이즈음의 시간은 찰나처럼 스쳐가고 더없이 고요하나, 나를 매정하게 구깃거려 정처 없이 그 속을 떠돌게 한다. 시간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쉽사리 벗어나지 못할까 저어되는 마음도 없다. 초여름밤 꿈결의 혼혼한 바람 같은,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은 낯선 시간 속을 끝없이 표류하는 느낌이다.
바특할지도 모를 남은 시간을 또 어떻게 흘러갈지,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괜하게 여기저기 되작거리다 시간의 거센 물살에 맥없이 떠밀리진 않고 싶은데. 기력이 소진된, 병약해진 영혼은 자꾸 자신이 없다.
더없이 쇠락해지긴 했으나, 다시는 맥없이 떠밀려 가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