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내게

2016.7.29.

by 백경


새벽의 고요를 깨뜨리며 하이톤으로 우짖는 새들의 소리는 소란스럽지도 날카롭지도 않다. 외려 그 시각 나무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움과 습기를 머금은 흙냄새와 알 수 없는 새벽의 기묘함과 함께 기막히게 조화롭고 신비롭고 평화롭다. 불면하며 뒤척이던 어제를 깨워 평온한 오늘을 열어주는 그 배경들이 살아 숨 쉬는 시 같고 노래 같다.


나는 바닥 저 아래로부터 끌어올린 뜨거운 긴 숨을 성의껏 뱉는 것으로 그것들을 향한 경의와 고마움을 드러낸다. 늘 어둠이 희붐한 빛과 함께 그러데이션 될 때쯤 노견은 깨어나 아직 누워있는 내 곁을 서성인다. 애련한 할미 개의 오줌을 누이고 목을 축이게 한 후 그녀를 품에 안고 창가에 선다. 앞 못 보는 늙은 개도 그윽하게 생동하는 시와 노래 앞에 서면 까맣고 촉촉한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농도 짙게 반응을 한다.


가슴속으로 낮게 읊조리곤 한다. 너와 내가 아로새길 오늘의 민낯도 늘 그러했듯 생동하나, 자못 담담하다. 때로 거친 비바람과 눈발이 어지럽혀도 그것의 맨 얼굴은 늘 오늘 이 새벽처럼 담백하다. 귀도 먹은 늙은 개는 이름 모를 새들의 재재거림도 듣지 못하지만 한동안 귀를 쫑긋거린다. 깊은 사념과 불면의 괴로움도 새벽의 배경 뒤로 사그라지고 나는 개를 품은 채 잠시간 엄숙해진다.






예민하고 아름다웠던 늙은 개가 떠난 지 벌써 4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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