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4.
이제는 당신의 부재가 그리움을 넘어 익숙함이 된 듯싶다. 십여 년이 흘렀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만 하릴없는 아릿함은 쉽게 가셔지진 않는다. 몇 해를 아버지 기일에 참석을 못 했다. 작년 이맘 때는 병실에 묶여 있었고 그 전엔 왜 못 갔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왕복 10시간이 넘게 차를 타서인가, 내려가기 전부터 상태가 웬만하진 않았지만 저급한 체력 탓에 몸살이 나서 다녀와 지금껏 빌빌거리고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도 체력은 쉽게 좋아지질 않고 체중만 거하게 좋아진다.
창밖 야윈 가지들의 무수한 잎들 사이로 간들거리는 봄바람의 손짓이 오늘따라 음흠해 뵌다. 온화함 속에 감춰진 드센 얼굴을 간간이 들이밀 때면 나약한 연두의 잎새들은 나의 어제들이 그러했듯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그것으로 어제의 존재를 반추라도 하듯 여전히 잎새들은 가볍거나 무겁게 흔들거린다. 맹렬한 바람은 떠올리기 싫은 상처만 남길 뿐이나 솜털 같이 부드러운 바람은 일상을 간지럽힌다. 그래서 어쩌면 더 치명적이다.
헛되고 헛되어 버려진 꿈, 쪼개진 기억으로 세월을 널다 어린 꽃이 맞닥뜨린 태생의 부조리와 향긋하지 않은 세상의 냄새가 뒤섞인 한탄의 절벽, 시시때때 부딪히는 아우성, 절반의 희망과 극도의 고독으로 거닌 꿈길, 틈새의 번민이 분출하던 그해 봄날.
오래전 글에 박힌 암호를 찾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