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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예반장 Jul 14. 2023

산마을

공일날

희뿌연 언덕배기엔

하얀 눈이 온종일 춤을 추었다


산토끼 잡으러 동네 형들 쫓아간 골짜기

눈더미 위에서

허우적대고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풀린 다리, 퀭한 두 눈

고리땡 바짓자락 끝에

얼음 부스러기만 더덕더덕 매달고 돌아오는 길


건너편 산머리를 흐린 해가 성큼 넘는데

아이고, 반가운 병도 엄마 목소리

어딨냐~ 들. 언능 와! 처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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