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예반장 Jul 14. 2023

산마을

공일날

희뿌연 언덕배기엔

하얀 눈이 온종일 춤을 추었다


산토끼 잡으러 동네 형들 쫓아간 골짜기

눈더미 위에서

허우적대고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풀린 다리, 퀭한 두 눈

고리땡 바짓자락 끝에

얼음 부스러기만 더덕더덕 매달고 돌아오는 길


건너편 산머리를 흐린 해가 성큼 넘는데

아이고, 반가운 병도 엄마 목소리

어딨냐~ 들. 언능 와! 처먹게~~

작가의 이전글 봄꽃보다 늦단풍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