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신...
작별인사 하겠다며 마음 굳게 먹고 가서
나중에 언제라도 때가 올 때 내가 다시 들어설 자리
손톱만큼만 남겨둬
애걸복걸 주접만 떨었다.
나는 그를 찾을 자격 없으니
혹시라도 발가락 아래 때만큼 남은
그리움이 생기거들랑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말고
창피해하지 말고
나를 부르라
부끄럼 모르는 척
신신당부했다.
한 번만
'마지막'으로 안아달라고
말하려다가
거부당할 것 겁나
'마지막' 을 빼고 그냥 안아달라
징징댔다.
그가 거절해서
그래서 아직 끝이 아니구나 싶어,
안심했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도 어쩌다 실수로
내가 보고싶어지면
한 치도 망설이지 말고
바로 연락하라 일러뒀다.
생떼거지 써서
나를 불러도 화내지 않겠노라고
무조건 달려가겠노라고
그가 알아채지 못할까봐
말해도 잊어버릴까봐
서너 번 거듭 알려주었다.
등신 중의 상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