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7-2. 다이어트는 내가 하는데 왜 네가 배고프지?

by sinn Feb 25. 2025

나는 요즘 스위치온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이것은 초반 3일은 단백질 쉐이크만 마셨고, 현재도 24시간 공복을 가끔 하고 있다는 뜻이다. 공복도 음식 제한도 내가 있는데 왜 때문에! 오월이가 그렇게 배고파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다이어트는 내가 하는데 왜 오월이가 계속 배고파하니!!


사실 오월이는 현재에도 적정량보다 상당히 많이 먹고 있다. 지난번에 토했을 때 잠깐 양을 줄이긴 했지만 그걸 유지하지 못했다. 일단 오월이가 5kg일 때 적당히 움직인다고 쳐도 264kcal만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주면 정말 난리가 난다 (하지만 그래놓고도 '적당히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살이 찔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줄일 수도 없어서 서서히 섭취 칼로리를 줄이고 있었다. 초반에는 300kcal였지만 그게 점점 줄어서 최근에는 280kcal 정도까지 왔다. 그런데 오월이도 갑자기 식욕 폭발을 하는 날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날은 정말 힘들긴 하다 (나도 이런 일이 있긴 하지만 그건 대자연의 영향이 크고.... 오월아 넌 안 하잖아!!). 


일단 그런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급식기 앞에서 요지부동이다. 낚시도 당연히 안 한다. 가장 이상한 건, 그래서 푸드트릭을 꺼내면 그것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다른 고양이들은 배고플 때 한다던데, 우리 오월이는 이것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배고파한다...). 그리고 계속 운다. 다른 때면 모르겠지만 재택인 날, 그것도 회의가 있으면 상당히 곤란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내가 회의할 때에는 먹을 걸 주긴 하기 때문에 그 점을 노리는 것 같다. 그렇다고 조용히 안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이 모든 건 다시 방 문제로 돌아간다). 


'고양이 다이어트'로 성공기를 몇 개 찾아보고서는, 오월이가 아무리 울어도 밥을 안 주기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다. 계속 이전에 스트레스받아서 토하던 오월이의 모습이 생각난다. 그리고 얼마 전에도 오월이는 밥을 급하게 먹다가 또 토했다. 아마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먹다가 그렇게 된 것 같다. 슬로우식기를 써도 크게 소용이 없어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면서 서서히 줄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오월이 양치를 아직 못하고 있기 때문에 습식을 더 많이 주기도 어렵다. 칫솔을 댈 때마다 곧잘 혀를 대고는 하는데 여기서 양치로 넘어가는 것이 어렵다. 어금니 쪽을 잘 잡으라고 하는데 그것도 안 되고... 그리고 여기서 하나의 딜레마가 생긴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사실 간식을 다 끊어야 하는데 (간식은 칼로리가 안 나와있다) 양치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간식으로 꼬드겨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줄여서 주긴 하지만, 이것 때문에 대략적인 칼로리를 짐작만 할 뿐이다. 


마지막 방법은 많이 뛰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사냥놀이로는 부족해서 키티보잉스의 효과만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것도 언제 약발이 떨어질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오월이가 아니라 내가 굶고 있는데 왜 이런 상황인 건지 알 수 없다. 사실 스위치온 다이어트는 배가 고플 때 간식이나 다른걸 많이 먹는 것인데, 나는 집에 있을 때에는 오월이 눈치가 보여서 (부엌에 가면 너 혼자 뭐 먹냐고 난리가 난다) 배고플 때 물만 마시고 있다. 내 다이어트도 같이 시켜줘서 고맙다....(....)

작가의 이전글 7-1. 냥반 오월이를 움직이게 하는 것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