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오월이의 보송한 털을 위하여

by sinn

오월이에 대해서 돈을 많이 쓴다고는 하지만 사실 내 욕심인 것도 굉장히 많았다. 어쨌든 내 월급은 한정되어 있어서 주로 물품 위주로 구매를 많이 했었다. 이렇게 두 달이 지나고 난 뒤에서야, 약간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오월이의 털 문제였다.


일단 지난주에 털을 빗다가 뭉텅 뽑혀나가면서 비듬 또는 각질처럼 보이는 것들이 보였다. 너무 걱정이 되어서 찾아보니 링웜일 수도 있다고 하여, 다음날 아침에 당장 병원에 갔다 (펫택시를 타고). 다행히 링웜은 아니고 그냥 상처라고 하여 연고만 받아왔는데, 아직도 영구처럼 구멍이 나 있긴 하다.


어쨌든 그 뒤로, 그동안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던 오월이의 털을 유심히 보게 되었고, 유심히 보다 보니 문제도 보였다. 일단 오월이의 보송보송했던 털이 까칠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전에는 초유를 먹었던 걸로 아는데, 사실 집에 온 뒤로는 급하게 유산균만 먹여서 그런 것 같았다. 매일 영양제와 오메가 3 중에 고민하다가 일단은 오메가 3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알약에 익숙해지는 게 좋다고들 하여, 츄르 형태가 아닌 알약 형태를 선택했다.


다만 오월이가 너무 많이 뱉는다. 뱉고 주워 먹는 걸 반복하니 약을 싫어하는 건지 좋아하는 건지 가늠이 안 된다. 계속 뱉다 보니, 중간에 오월이 털에 약이 딱 붙어 있을 때도 있다. 이때는 내가 떼어주기도 어려워서 (이미 약에 침이 범벅이 되어 털에 딱 달라붙어있다) 그루밍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어쨌든 첫날 빼고는 그래도 약을 다 먹긴 한다. 그리고 확실히 며칠 만에 모질이 좀 좋아진 게 느껴진다.


두 번째는 턱드름. 사실 나는 이게 턱드름인 줄도 몰랐는데, 턱에 뭔가 까만 게 있어서 찾아보니 방치하면 큰일 난다고 한다. 교과서적인 해법은 이미 다 쓰고 있어서, 턱드름을 없애는 법을 찾아보고, 렌즈세정액과 에스로반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화장솜으로 할 때에는 잘 안되더니 거즈로 할 때에는 좀 떨어져 나오는 느낌이 든다. 턱드름을 닦으면서, 비로소 목 주위가 누런 것도 내가 신경을 덜 써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일단 턱드름이 우선이라서, 턱드름을 닦을 때마다 같이 닦고는 있는데 그 이후에 생각하기로 했다.


세 번째는 기름. 이건 별거 아닌데, 병원에 다녀와서 꼬리 부분 쪽에도 털이 뭉쳐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다음 날이었기 때문에 병원 갈 때 여기도 보여줄걸 후회하다가 자세히 보니 다행히 상처도 뭣도 아니었다. 증상대로 검색해 보니 떡이 진 것이었다. 미용티슈로 계속 문대고 빗질을 해주니까 다음날 멀쩡해졌다. 그렇게 그 부분은 해결했는데 이제 머리통의 기름기가 느껴진다. 역시 미용티슈로 살살 닦아주고 있다.


어쨌든 이제야 털 관리를 하게 되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이제라도 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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