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와 브로콜리 사료

by sinn

다이어트 할 때에, 진짜 배고픔과 가짜 배고픔을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지금 블로콜리 먹고 싶냐'는 질문에 자문자답해보라는 걸 본 적 있다. 브로콜리라도 먹고 싶으면 진짜 배고픈 거고, 아니면 가짜 배고픔이라는데, 오월이에게도 이러한 사료가 생겼다.


오월이가 처음에 집에 왔을 때에는 정말 '먹을 것을 전혀 가리지 않는' 아이였다. 그래도 건사료보다는 습식을 좋아하니까, 웬만하면 습식을 많이 주려고 한다. 문제는 습식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 그래서 습식캔, 특히 먹어봤는데 그럭저럭 잘 먹었던 사료가 특가로 뜨면 나도 모르게 구매를 하게 된다. 그렇게 이전에 잘 먹었던 습식캔이 24개들이로, 유통기한 임박(이라고 해봤자 몇달 남아서) 상품을 샀었다.


그런데 이전에 분명히 잘 먹었던 사료인데, 대량으로 구매해서 주자마자 거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 시기가 또 급체해서 속이 안 좋을 때와 겹쳐서 단순히 속이 안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이 사료는 계속 거부한다. 일단 싫다는 기색을 한번 하고 양념만 핥아먹고, 닭가슴살 청크는 남기는 식이다. 처음에는 이걸 버리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만 하고, 당근을 할까말까 하면서 중간중간 간식으로 급여를 했었다. 그런데 배고프면 이걸 남김없이 다 먹고, 배가 안 고픈데 달라고 할 때에는 좀 남긴다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이 습식캔은 주식이 아니라 간식으로 조금씩 급여하면서 오월이의 가짜 배고픔 테스터기가 되었다. 물론 다시 사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지난 몇주간 꾸준히 급여해 온 결과 거의 다 먹어간다.


그리고 오월이가 배고프다고 앞에서 보채는 것 중 반 이상은 정말로 배고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먹을걸 조금 더 주다보니 살이 쪘다. 아무래도 이거까지 다 먹을 정도로 배고픈데 안 주다보면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어서 주게 되는데, 내 생각보다 더 많이 '브로콜리도 씹어먹을 것'같이 배고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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