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관련 글은 보면 '사줬는데 안 써서 버리려고 하자 그제야 건드린다'거나, '제발 써주세요'라거나 이런 걸 워낙 많이 봐서 나의 전략은 일단 저가형을 사서 잘 쓰는 것 위주로 고가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임보자님께서 다행히 화장실이며 데오큐브 배변 쓰레기통을 그대로 주셔서 그런 건 사지 않았음에도 돈이 솔찬히 들었다.
쉴 공간 마련
먼저, 숨숨집은 오자마자 조립 과정에서 망가졌다. 싼 게 비지떡이다. 다섯 개의 고정핀 중 두 개가 떨어져 나가 화가 나서 안 쓰던 리뷰도 썼는데, 오월이가 한번 눕자마자 다 떨어져 나갔다. 이제 숨숨집은 사라지고 골판지 같은 것만 두 장 남아있다. 이 제품에서 유일하게 쓸만한 게 장난감으로 달라고 준 것인데, 식탁 행거에 거니까 오월이의 반응이 좀 있었다. 이것마저 없었으면 정말 나의 돈은 쓰레기 통에...
숨숨집이 없어서인가 애가 계속 실내자전거 밑에 있길래 안쓰러워서 급하게 방석도 사고 터널형 숨숨집 (일석이조 효과를 노렸지만 결과적으로 1개의 효과밖에 얻지 못했다)도 샀다. 방석은 잘 안 쓰지만 가끔 올라가 있으면 너무 귀여워서 계속 둘 예정이다. 터널형 숨숨집은 오자마자 조립해서 원래 자전거 있던 공간에 놓아줬는데도, 들어가서 놀기는 하지만 쉬지는 않는다. 지금도 쉴 일 있으면 자전거 밑으로 간다. 다음 숨숨집 구매는 일단 다음 달 이후로 미뤄뒀다.
하지만 방석 비싼 값을 아직 못한다.
식기와 먹을거리
다이소에 세라믹 식기가 있다고 해서 다이소 지점 몇 군데를 갔지만 전혀 없었다. 전날에서야 포기하고 식기를 급하게 구매했다. 어차피 자동급여기를 살 예정이었기 때문에 (물론 예정보다 빨리 구매했지만) 적당한 걸로 샀다. 자동급여기가 와서 이 아이는 물그릇이 되었는데 넓어서 그런지 매우 잘 쓰고 있다.
한편 다이소에서 유리컵을 몇 개 사 와서 물을 주어봤는데, 오월이의 경우에는 유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보기만 하지 다가가지도 않아서 컵에 줬더니 그제야 마셨기 때문에 유리보다는 그릇 형태를 사야겠다. 다행히 물을 잘 마시는 걸 넘어서 물이 부족하면 찾아 마시는 편이기 때문에 (어젯밤에 혼자 놀다가 물을 쏟았는데 정신이 없어서 물을 교체하지 않았더니 아침에 내가 방에서 나오자마자 내 방에 있는 물컵을 찾아가서 물을 마셨다) 아직 음수기 등은 살 예정은 없다. (고마워ㅠ_ㅠ)
사료는 아직 교체 예정은 없고, 처음에는 1끼는 습식을 하려고 해 봤지만, 일단 얘가 양치는커녕 입 근처에 손도 못 갖다 대게 하고 있다. 양치하면 다시 습식은 재개할 예정이다.
간식은 최애 간식이랄 것이 없이 아무거나 좋아한다. 츄르는 병원 다녀와서, 발톱 깎고 한번 (놀랍게도 발톱은 한번 깎았다) 주었는데 오월이가 제일 환장하는 간식이다. 하지만 저 정도의 고통을 겪지 않고서야 주지 않으려고 한다. 이럴 때마다 노홍철 돈까스 생각나서 오월이가 혹시 이걸로 서러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자동급여기는 제일 무난하다는 바램 제품을 샀다. 설치 및 연결이 어렵다고 하는 후기도 봤는데, 스마트 전구보다 쉬웠다 (필립스 각성해라). 급여량 계산이 너무 후하다고 해서 다이어트 설정할 거라고 맞춰놨음에도 추천하는 양이 상당했다. 아쉬운 점은 1) 급여량이 일정한 g으로 정해져 있어서 세세하게 수정을 못한다. 간식 많이 먹는 날에는 1-2g만 덜어서 18g만 주고 싶은데 그게 안된다. 2) 스케줄 설정을 한번 하고 한 끼 정도 따로 주려고 끄면 그냥 꺼져있어 내가 잊어버리면 큰 일이다. 애플 알람처럼 only for today 만들어줬으면 한다.
처음에는 익숙해지기 위해 일단 여기에 집사가 직접 주라고 되어있지만 이미 테스트 때 버선발로 달려 나온 걸 봤기 때문에 그냥 바로 자동 급여 시작했다. 다만 습관을 위해서 이제 밥 먹을 때 보지도 않고 다 먹고 나에게 와도 궁디팡팡 하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내가 없더라도 넌 먹고살아야 하니까.
놀이기구
직장인이다 보니 혼자 놀 거리로 양모볼과 셀프 놀이기구를 사놨는데 4일 정도는 아예 반응이 없었다. 오로지 낚싯대에만 꽂혔는데 아침에 몇 번 돌려주니 어제부터 기적적으로 혼자 공놀이를 시작했다. 양모볼은 다이소에서 샀는데 좀 작아서 계속 냉장고 밑으로 들어가서 어제 바로 큰 양모볼로 주문했다. 하지만 그건 컨트롤이 잘 안 되는지 여전히 이전 거를 가지고 논다.
공에 관심을 가지면서 셀프 놀이기구로 산 빙글빙글 공놀이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뚱하니 있다가 지금은 맨 위에 있는 공을 빼는 데 성공할 정도다. 하지만 저가형이라서 그런지 쉽게 망가지게 생겼고, 두 번째 칸은 공이 매번 굴러가다 멈추는 구간이 있다. 일단 다음에는 다른 종류로 사보고 반응 좋은 게 있으면 질 좋은 걸 사야겠다.
노즈워크 장난감은 몇 개 샀는데 아직 사용할 줄 몰라서 그런지 반응이 별로 없다. 공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앞으로 시간 날 때 하나씩 앞에서 알려주고 하게끔 유도해 봐야겠다.
참고로 아직 캣타워 구입을 못했다.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기도 한데, 오월이는 의자에도 잘 안 올라간다. 싱크대에는 한번 올라가서 내려오게 했는데, 다른 데는 도통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물론 나 없을 때는 어떨지...) 다음 달에 여유 생기면 구매해보려고 한다. 임보였을 때에도 위에 잘 안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다. 대신에 창문에 해먹을 설치했는데 지금까지 두 번 사용했다...
급한 지름, 반려동물 유아차
병원 한번 갔다가 깨달았다. 도보 15분이 고양이와 함께면 영겁처럼 느껴진다는 것을. 내 체력을 과신했고, 5kg의 고양이와 2kg의 이동장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오월이는 밖에 나가면 계속 움직인다. 그날 잠깐 다녀오고 뻗어서 바로 이동수단을 알아봤다. 내가 운전을 할 줄 알았으면 일이 쉬웠겠지만 안타깝게 난 뚜벅이다. 난 거의 평생 서울에서 살았고 작년까지는 술도 많이 마셔서 이렇게 면허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지금 딴다고 해도 그때까지 병원에 안 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뚜벅이 집사'이런 걸로 검색했고, 답은 반려동물 전용 유아차였다. 강아지들이 거기에 안겨있는 건 워낙 많이 봤는데 고양이도 사용할 수 있나 싶었는데, 다행히 그나마 바퀴랑 좀 떨어지면 낫다고 했다. 그리고 산책냥은 전혀 될 수 없을 것 같아 가격대가 엄청 비싼 건 사고 싶지 않았다. 사실 사용 후기랄 건 아직 없다. 다음 주 넘어야 알 수 있다. 그중 캐리어는 밖에 꺼내놓고 계속 간식을 주면서 거기에 앉아보게 하고 뚜껑도 닫아보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걸로 오월이의 움직임을 100% 막기는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
이걸 듣고 나니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나도 예외가 아닌 것 같아서, 하네스를 구입했다. 다음 주에 병원 가려고 했는데 하네스에 익숙해지려면 또 일주 더 걸릴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안전한 게 최고인 것 같다. 그러고도 불안병이 도져서 스프레이도 하나 샀는데, 그것 역시 후기는 다음에 다시 써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첫 달에는 자동급여기도, 유아차도, 오월이보다는 내 몸 때문에 갑자기 지출을 거하게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숨숨집도 미루게 되어 누나가 못나 미안하다. 하지만 어제 카카오에서 포미위크 할인하길래 스크래쳐는 여분용으로 하나 또 샀다 (왜 이렇게 되는 거지...). 오월이는 잠도 스크래쳐 위에서 자고 쉬는 것도 거기서 한다. 임보 때는 전기방석 위에 있어서 그렇게 해놨는데 너무 안 가서 다음 주까지도 안 가면 차라리 치울까 생각 중이다 (지금 거실이 매우 지저분하다). 그래서 스크래쳐만 보면 내 눈이 돌아간다.
하지만 다음 달이 되면 꼭 모래매트부터 사야지. 사막화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캣타워는 중고로 구매해보고 싶다 (지금으로서는 리스크가 좀 있다고 생각되고). 역시 집사는 돈을 벌어야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