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재택을 매주 이틀 정도 허용해 주기 때문에, 입양 전에는 그래도 이 정도면 고양이를 키우기엔 좀 나은 편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회사를 다녀와서 오월이를 보고 있을 때는 내가 괜히 이 아이를 너무 외롭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후회가 되곤 한다.
평소에 한두 시간 잠깐 나갔다 오면 본체만체하며 스크래쳐 위에서 '왔냐?' 정도의 반응을 보이던 오월이가, 퇴근하고 돌아와서 아우터만 벗어두고 돌아서면 어느새 내 뒤에 와 있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앉아서 오월이를 안고 있으면 30분 이상 내려갈 생각도 안 하고 계속 비비적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쓰럽다. 나는 그 시간에 지하철 타고 바쁘게 출근하고 근무하고, 사람들과 밥도 먹고 이야기하다가, 다시 일하고 (내 딴에는 빨리 돌아온다고 노력하지만) 다시 헐레벌떡 오지만, 오월이는 그 긴긴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그런 것 같다. 물론 내가 재택이거나 휴일이어서 있으면 항상 다른 방에서 잠을 자거나 본체만체하고는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내 눈앞에 없되 내 곁에 있는' 상태가 아니니까 내가 회사에 가면 외로움을 타는 것 같다.
건사료와 간식을 조그마한 상자에 담아서 (처음에는 트릭 장난감에 넣어두었는데 도통 꺼낼 생각을 안 해서 이제 그냥 툭 치면 나올 수 있도록, 작은 상자의 뚜껑을 떼어내고 사용한다) 집안 여기저기에 두고 가는데, 그것조차 먹을 생각을 안 한다. 평소에는 먹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그런 건 또 별로인 건가 싶긴 하다. 혼자 놀 수 있게 공이나 낚싯대도 설치해 두었지만 내가 세팅해 둔 그대로 있는 흔적을 보면 그것도 마음이 좀 아프다.
고다에 '직장인'이라고 검색하면 비슷한 사연이 많아 다 읽어보곤 한다. 대안으로 한 마리 더 입양하라는 조언도 많지만, 그건 정말 냥바냥이자 집사의 조건이 크게 좌우되는 것 같다. 일단 오월이는 구조 전에 다른 고양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들었고, 또 애교나 주목도 혼자 받기를 원하는 것 같아서 현재는 혼자가 더 나을 것 같다. 또한 나조차 한 마리 더 입양할 엄두가 나지 않는데,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오월이랑 노는 것도 시간과 에너지를 충분히 쏟고 있는 게 가장 크고, 물리적으로는 화장실을 추가로 둘 공간도 없다. 그래서 아직은 '직장인과 외동묘' 조합을 유지해야 하다보니 어떻게 하면 오월이가 혼자 시간을 보내게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위에까지 두번째 퇴근하고 쓴 것인데, 이게 횟수가 늘다보니 그래도 장시간 외출하더라도 내가 온다는 사실을 알기는 알았는지 퇴근 후에 내 곁에서 머무는 시간이 좀 줄었다. 그래도 환경 개선은 계속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