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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아있는 무대 May 10. 2020

자리를 지키는 사람

이하 존버

연예인 아닌 평범한 환경에서 자란 일반인 지인들이라 열심과 노력에 대해 아무도 몰라주지만 삶의 루틴을 분석해보면 '그 시간, 그 장소'에 늘 있다. 이런 예측 가능한 사람아.

바쁘다고 말하지 않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다. 물리적으로 집-일(공부)-여가-집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데 내면 힘의 크기나 외적인 힘에 대응하는 방식들에 대해 듣다 보면 이들의 성장엔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묻게 된다.

도망치고 싶어 했고 무서워했고 약했고 좌절했고 화를 냈고 욕을 하고 비난을 했던 이들이 말이다.
드라마틱한 뿅! 하는 변화는 없지만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몸에 익히며 변하는 그들을 보며 그냥 주어지는 건 없구나 싶다.

당연한 얘기를 주절거리는 건 이 당연한 걸 건너뛰어 요행을 바라는 심보가 가끔 씩 발동한다.
이 심보가 어찌나 고약한지 타인의 성취는 가볍게 여기고 실패라도 할라치면 미소가 지어진다. 이거 나만 그런가?

다행히 수행이라도 하고 살아서 심보는 자주 부리지 않으니 제법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 곁에 있어준다.

고객이 찾을 때마다 있는 사장님 친구들, 상사가 건넨 일처리를 깔끔하게 해내는 직장인 친구들, 16년째 한결같은 친절로 사랑받는 부모님, 8년째 간호사 근무로 일하는 친구, 10년 동안 쉼 없이 한 길 걷는 친구, 존버로 가게 지키는 사장 친구들, 30년째 같은 교회에 계신 담임목사님... 등등

자기 자리를 떠나도 박수받을 일이지만 지켰다는 건 존경이 더해진다. 이들의 열심엔 갚아야 할 은행빚과 성공에 대한 꿈이 적절히 마블링됐겠지만 어떤 이유든.

결론은
나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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