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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아있는 무대 Aug 15. 2020

기대를 충족시키느라 바쁜 그대

사람들의 시선이 힘든 그대에게

삶이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지인은 불만을 쏟아내었다. 그녀는 본인의 불만이 쉴 새 없이 나오다 못해 침까지 튀기는 걸 모르는 듯이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이야기 핵심은 본인은 일을 완벽하게 잘 치르고 싶은데 역량과 경험상 어렵다는 것이다.


10년 이상 한 사람도 가끔은 실수하는 영역인데, 이제 1년 차라면 일도 적응하기 바쁠 테고... 한창 여러모로 바쁘고 어려워할 시기인데 정확히 어떤 것이 문제가 돼?라고 물으니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


두 가지 중 어떤 것에 비중을 두고 사냐고 물으니 기대 충족이란다. 실망시키지 않는 게 중요한 그녀는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며 칭찬받는 걸 즐겼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며 느끼는 자존감은 늘 상승세였다. 그만큼 유지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들기도 해 버거워하는 것은 꼬리처럼 따라왔다.


엘킨드(Elkind)의 자아 중심성 이론에서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청소년의 성장기는 굉장히 빠르고 점진적인 특성을 가진다. 엘킨드는 두 가지 이론을 이야기했는데 하나는 상상적 청중(Imaginary Audience)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적 우화(Personal Fable)이다.


상상적 청중이란 청소년기 시절 과장된 자의식으로

자신이 타인의 집중적인 관심과 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는 것을 말한다. 본인이 관심의 초점이라고 생각하니 주변을 관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적 우화는 자신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이며, 자신의 사고와 감정, 경험 세계가 다른 사람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것이다. 한 예로는 죽음이나 피해는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포함된다.


청소년 시기에 관계적 사회적 자각 발달 과정 중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다. 이 과정을 겪으며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고 사회적 감각을 익혀 구성원으로서 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른이 되면서 차츰차츰 조절 능력이 생긴다. 본인에게 큰 관심이 없는 주변을 둘러보며 현실 감각을 익힌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주변을 의식하며 사는 이들이 있다. 상상적 청중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으니 어찌 열심히 살지 않겠는가. 스포트라이트 받는 연예인 같이 늘 주변을 의식한다.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는 각오는 좋은 시도이지만 결코 이룰 수 없는 목표 이리라. 애초에 주변 사람들은 우리 자신에게 큰 기대를 갖지도 않는다. 각자 살기 바쁠 텐데 말이다. 말과 행동으로 위선과 허세로 주목을 끌지 않는다면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다. 부모님과 연인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룰 수 없는 목표에 갇혀 스스로를 얽매지 않기를 바란다.


여전히, 어른이 되어도 청소년과 같이 본인 삶의 주관성보다는 주변을 의식해 사는 이들이 있다.


당신 자신의 삶을 살라.

그때서야 비로소 주변은 당신을 보게 될 테니 말이다. 안 봐도 어떠랴. 내 삶 사는 것으로 즐겁고 충분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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