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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아있는 무대 Oct 11. 2020

과도한 반성을 멈춰요.

과잉 반추.

눈치 보며 사는 삶은 피곤하다.

하는 일 없이 가만히 앉아있어도 주변 사람 기분을 체크하느라 바쁘다.


 k는 삶에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었는데 이는 일뿐만 아니라 사람 관계에서도 드러났다.


'민폐 끼치지 않는 인간'

'미움받지 않는 인간'


최소한 칭찬은 받지 못해도 사람들에게 욕을 먹지 않겠다는 일념이 그를 눈치 보게 만들었다. 매일 밤이면 샤워 부스에서 물을 맞으며 오늘 실수한 것은 없었는지. 잘못한 것은 없었는지 반추를 한다.


평소 착실하고 모범적인 그의 치열한 반성과 통찰의 시간은 그를 더욱 빈틈없는 인간으로 만들어갔다.


"무엇인가, 조금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관계가...

선생님에게 있나요?"


한참을 생각하다가 없다는 대답과 함께 그의 긴장이 느껴졌다. 많은 반성과 실수를 다잡기 위해 사는 삶에는 여유와 안정이 없어 보인다. 나는 k에게 같이 숨 쉬자고 했다.


"숨을 왜..."


"아주 천천히요.."


후우..... 하아...


뭘 해도 괜찮아요. 안전해요. 걱정 말아요. 지금 저와 함께하는 시간은 조금 실수할 수 있는 여유의 공간으로 만들 거예요. 바보 같아도 괜찮아요. 자신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괜찮아요.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무엇이에요?


"시선... 거리 두는 느낌... 두려움."


_


우리 삶에 반성, 반추는 필요하다. 성장과 성숙에는 자신을 돌아보는 힘이 필요하니 말이다. 그런데 자기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쩌나. 우리 눈은 외부로 향했는데 말이다. 어딜 가나 치우치는 일은 괴로움을 만든다. 나만 들여다보거나. 나를 못 보고 타인만 보거나 말이다.


그에겐 여유로운 여유 있는 관계를 만들어줬다. 자신을 조금 수용하기 시작하니 다른 관계들에서의 긴장도 차츰 말랑해지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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