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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구의식 Jul 25. 2022

소셜라이팅클럽 #2 해

가면이미지_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가? 


‘해’가 웃는다. 

크고 우렁차게,  

호탕하게 보이도록, 

마음이 넓어 보이고 싶은 것이다. 

품이 넓고 

왠만한 일은 개의치 않아* 보이고 싶은 ‘해’이다. 

거슬리는 일은 그 자리에서 툭 말하고 잊고 싶고, 

마음에 담아 놓는 일 같은 건 별로 없다는 듯이, 

그런 일은 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이, 

누구도 모르는 중요한 일이, 

집에 가면 숨겨져 있는 사람인 듯이,  

그리하여 밖에서 세상 속에서 맞이하는 일들은 

‘해’의 털 끝 하나 건들지 못하는 것인 양, 굴고 싶은 것이다. 

단단하고 

뿌리깊고 

무성한 잎들은 유연하게 흔들리는, 

'해'는 그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을까, 

이론 속에 존재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해'는 괴롭다.


그럼에도 괴롭지 않은 인간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개의(介意)하다'는 '사람이 일이나 말에 신경을 쓰거나 관심을 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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