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쉰다. 주방 앞에 서서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켜고는 앞치마 끈을 세게 묶는다. 소매를 걷을 때도 확, 확. 도마 하나 꺼내면서도 우당탕탕. 주방꼴은 내 마음처럼 금세 어수선해지고 내가 어질러 놓고도 도대체 언제 다 치우냐며 또 씩씩댄다.
짜증을 양념 삼아 버무린 나물무침은 맛있을 리가 없고 팔팔 끓인 찌개마저 내가 내뿜는 살벌한 냉기에 금방 식어버린다. 애먼 데 화풀이를 하면서 탕탕거리다 기어이 멀쩡한 그릇 하나까지 깨 먹고 나서야 그제야, 내 마음에게 말을 걸었다.
"너 도대체 왜 그래... 괜찮은 거야?"
기분이 태도가 되어 저녁을 망친 그날. 내가 요리한 건 음식이 아니라 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