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삶을 위한 한시 읽기

56일

by 은은


不是一番寒徹骨(불시일번한철공) 추위가 한번 뼈에 사무치지 않는다면

箏得梅花樸鼻香(쟁득매화박비향)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으랴

- 황벽희윤(? ~ 850), <상당게시송(上堂揭示頌)>


이곳 교육원 생활은 아침 7시에 아이들을 깨워 교육원 운동장에서 10분간 스트레칭을 한 후 교육원 주변 마을을 왕복 40분간 걸어갔다 오는 활동으로 하루를 열고 있습니다. 7시에 시작하여 8시에 종료가 되며 산책을 다녀온 후 아이들은 8시에 아침 식사를 하게 됩니다. 교육원에 들어오는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몸 깨우기 활동이 쭈욱 지속이 됩니다. 학교에 있으면 자고 있을 시간인데 억지로라도 아이들을 깨우고 저희도 덩달아 일찍 깨게 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생명 에너지를 일깨우는 유익한 활동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아침형 인간’이라는 붐이 일고 있습니다. 개인의 생체 시간에 따라 밤과 새벽 시간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새벽을 맞이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부류에 속하시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맞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그날 하루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명상을 한다든지 학교 갈 준비를 하거나 그날의 업무의 처리 순서를 정해 계획성 있게 하루를 맞이할 수 있으며 그만큼의 여유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공자는 《공자삼계도(孔子三計圖)》에서 계획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일생지계 재어유(一生之計 在於幼)]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일년지계 재어춘(一年之計 在於春)]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일일지계 재어신(一日之計 在於晨)]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유이불학 노무소지(幼而不學 老無所知)]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춘약불경 추무소망(春若不耕 秋無所望)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 할 일이 없다[인약불기 일무소판(寅若不起日無所辦)]

- 《명심보감(明心寶鑑)》, <입교편(立敎篇)>


새벽은 어제와 오늘이 교차하는 시간이며 주위의 방해를 받지 않고 오롯이 나와 마주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여기 추위를 견뎌내고 향기를 전하는 매화처럼 여러분은 어떤 일생의 계획으로 어떤 꽃을 피우고 싶으며, 나와 지구 생명공동체에 어떤 향기를 전해주고자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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