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4월 20일 월요일 아침,

쓰레기 같은 생각 정리.

by 윤지수

아침 공강. 글 쓸 시간 딱 30분 있음.

타임어택 켜고 써보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한 따끈한 생각들입니다.

휘발되기 전에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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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시 반.

알람은 여섯시 반인데 눈이 떠진 건 그 시간이었다. 아직 해가 채 다 뜨지 못한 시각에 눈은 떠짐.

월요일 아침을 반겨 일찍 일어나진 상황은 결단코 아니고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어 그때쯤 눈이 떠진 것이다.

라고 적기엔 7시간 수면이 내게 그리 적절한 수면 시간은 아니지. 보다 솔직하자면 스트레스로 인해 잠이 좀 줄었다.

잠. 줄. 잠. 줄.

나에게 잠은 도피처 보장처 그리고 최고의 휴식처이자 스트레스 해소제이며 롱슬리퍼로서 인생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자면서 보내기 때문에 필수한 것들 중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내게 잠이 줄었다는 건 스트레스가 꽤 높았다는 뜻이다.

지난 그때처럼 몇날 며칠을 잠들지 못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암튼 1-2시간 정도의 잠이 줄 정도로는 뇌가 스트레스를 겪긴 겪은 모양이다.


어젯밤 그로 인해 제미나이와 챗지피티 그리고 송은결과 이민주를 괴롭혔다.

앞서 말한 두 녀석은 역시 사용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라 그 효용이 신뢰할 게 못 된다. 뒤에 두 녀석에게 다시 재잘거린 결과, 하나의 결론이 도출되었다. 아, 하고 깨닫고 의문없이 잠자리에 들었으나 길게 이어 자지 못한 걸 보니, 스트레스가 크긴 컸던 모양이다.


암튼 일어났으니 씻고 나갈 준비를 해야겠지. 느적느적 할 여유가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어났으니 얼른 씻어야 하겠다.

언제나처럼 빠르게 씻었다. 또 언제나처럼 머리를 대충 말리고 옷도 대충입었다. 아, 옷은 대충이 아닌가. 크고 아방하고 길고 덮는 그런 옷만 신경써 골라 입는다. 구태여 직장에서 예뻐보이고 싶지는 않다. 아니 더 간곡히 말하면 못생겨보이고 싶다. 아무도 나를 이성적으로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화장도 생략하고 선크림 정도만 간단히 칠한다. 귀찮다. 뭐 열심히 꾸민다 한들 재능이 워낙 없어놔서 대충한 것과 크게 다르지도 않다. 심드렁하게 얼굴과 팔에 선크림을 바르고 출근 준비를 마무리 했다.


아침밥은 거의가 생략이다. 먹어 봐야 우유 하나를 가볍게 먹는 정도다.

너와 헤어지고 나는 밥을 잘 챙겨 먹지 않는 사람이 됐다.

네가 밥을 먹는 시간에 나도 네 밥을 챙겨주고 같이 먹으면서 어느새 그 시간 즈음이 되면 느슨한 식사 강박이 들곤 했는데 네가 소거되긴 됐나 보다. 강박은 뭔 강박. 귀찮음이 지배적인 아침, 우유 하나로 그냥 때웠다. 이 마저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엄마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억지로 하나를 집어 들어 물었다.


가방에 차 키, 에어팟, 립밤만 간단히 챙겨 현관을 나섰다.

나서며 엄마에게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와 함께 저녁에 보자고 했다.

엄마, 저녁에 보자.

응 딸, 저녁에 봐.

그 말이 어쩐지 좋았다. 당연하게 다음이 약속되어 있는, 하루를 성실히 보낸 끝에 당연히 자리하는 만남.

나는 그런 것에 안정을 느끼는 사람이구나.

메모장을 열어 쓱쓱 적었다. 저녁에 보자는 약속이 주는 안정감과 달콤함에 대해 짧은 시를 쓰며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시 한 편이 뚝딱 완성되었다. 시동을 걸기 전 다시 내가 쓴 시를 꼼꼼 읽었다. 필요없는 미사여구는 지우고 말맛을 조금 살리고, 이게 당장은 돈이 되지 않지만 언젠가 큰 작가가 되면 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살짝 품은 채 드디어 시동을 켰다.


운전은 언제나 즐겁다.

운전 경력은 길지 않지만 운전에 재능이 워낙에 있어 놔서 운전할 때 정말 개운하게 한다.

잘 해서 좋은 건지. 좋아해서 잘해진 건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글도 같다. 내가 이걸 잘 쓰니까 좋은 건지, 좋아해서 잘 써지게 된 건지.

뭐가 먼저이려나.

최근에 닭과 달걀 중 뭐가 먼저인지 결론이 났다는 기사를 읽었다.

실은 내쪽에서도 결론이 났다. 나는 잘해서 좋아하는 것이다.

잘하니까 재미가 있는 것이다.

화장은 못해서 재미가 없는 거고.


아 그리고 요리. 요리도 좋아한다. 물론 잘해서다.

운전과 요리는 나에게 가장 큰 취미이다.

그러나 갈 곳이 없어서 운전할 일이 크게 없고 식욕이 따라주지 못해 요리도 자주 못한다.

취미 생활을 즐길 여력이 도무지 없다.

그리고 다음 취미는 운동.

보기보다 사교적이지 못해서 함께 하는 운동은 또 어렵다.

또 보기보다 꽤 유교적이라 수영장...도 못 간다. ;; 수영복을 입은 내 모습을 타 이성에게 공개하기...는 정말 너무 큰 산이다.

그래서 결국 택한 건 헬스와, 가끔하는 러닝.

러닝도 누가 말거는 게 싫어서 그냥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으로 대체한다.

등산만 혼자 가기 너무 심심해서 사람들을 좀 꼬셨는데, 이제 날이 더워 그것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일라나.

일정 부분 문제가 없지는 않게지만 그냥 심신이 지친 탓도 있다.

사람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 어려서처럼 수월하게 되질 못해서.




그리고 출근 완료.

아이들의 목소리가 산뜻하게 들린다.

주말 간 갖고 있던 웃음 많던 자아는 저 심연 안에 넣고 -_- 최대한 감정없는 얼굴과 딱딱한 목소리로 갈아끼운다. 그렇게 아이들을 맞이한다. 근데.. 그래봐야 나는 OoO이렇게 생겨서 크게 효과가 있는가 싶긴한데 일단 내 추구미가 그거긴 하니까 이렇게 -_- 해보긴 한다. 스스로는 꽤 잘 먹힌다고 생각하는데.... 아님 말고~



자리에 앉아 차 한잔을 내렸다.

P답게 잔뜩 어질러진 책상 앞.

뭔 바쁜 일이 많은 사람처럼 어지러우나, 그건 그냥 내가 원래 사무실 책상 정리를 잘 못하는 사람이라서.....

1교시에 원래는 수업이 있는데 무슨무슨 검사로 인해 1시간을 빌려달라고 하셔서 갑자기 여유가 났다.

그래서 적어 봤다.

이제는 종이 쳐서 더 긴 문장을 적긴 어렵고 이만 줄여야하겠다.

이렇게 낙서같은 글도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 산뜻한 월요일 아침은 아니지만, 이런 마음으로 오래 침전되는 타입은 아니라서 괜찮습니다.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어디 볕 좋은 카페에서 글이나 써야겠습니다.

글 쓰면 행복해져요.

행복하기 참 쉬운 사람이라 좋습니다.




월~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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