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서 미치게 된 생각
낡은 샌들을 신고 집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에 갔다가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오면서 크게 넘어졌다.
낮에 내린 비 때문에 문 앞에 물기가 남아있었던 모양인데
오른발이 크게 미끄러지며 왼발이 지면에서 붕 뜨는 바람에 완벽하게 옆으로 곤두박질쳤다.
“쿵”
육중한 몸이 딱딱한 바닥에 부딪치니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부끄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누운 채로 긴 신음을 내뱉었다.
지나가는 행인의 짧은 목소리가 들렸지만 걱정인지, 탄식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고통이 잦아들고 정신이 돌아올 즈음에 이르러서야
팔 옆면 전체로 떨어지는 바람에 어디 부러지지 않아서 다행이고,
머리가 부딪치지 않은 것은 그 와중에 행운이 따랐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카페에 있는 노트북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왼쪽 가슴 쪽 통증은 움직일 때마다 짧은 신음이 나왔고
그나마 손으로 두드렸을 때 통증이 없는 걸로 보아 갈비뼈가 부러진 것은 아닌 듯했다.
Why do we fall, bruce? So we can learn to pick ourselves up.
- BATMAN BEGINS -
이미 일어설 줄 안다면 굳이 넘어질 필요는 없다.
이번 경우에는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는 격언이 더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하다.
다만, 모든 것을 조심해야 하는 나이에 들어선 것을 인정하고
그 와중에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일상생활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통으로 잠에서 깰 때마다 떠올렸다면 너무 오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