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야근
컨설팅을 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의 많은 직장 분들을 만났다. 많은 분들과 같이 일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조금씩 그분들의 역량을 살펴보게 되었다. 물론 아주 뛰어난 역량을 가진 분들도 있었지만 난 유독 아직은 역량이 부족한 막내 직원분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사의 신입 직원뿐만 아니라 내가 다닌 컨설팅회사의 신입들의 성장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지켜보았고,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던 중 본격적으로 그분들의 역량을 위한 진단툴과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것은 사원부터 과장까지 1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이었다. 그분들은 엄선된 인재였으며, 자신의 직무를 잘 해내고 있는 직원들이었다.
하지만 워크숍에서 보인 그분들의 역량 수준이 나를 놀라게 했다. 그분들은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었고, 문제의 본질을 찾는 것도 힘들어했으며, 창의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분들은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 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뛰어난 스펙을 가진 인재가 틀림없었음에도 그분들은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지 못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그분들에게는 무엇인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그분들도 자신의 성장이 목말라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 심지어 본인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잘 몰랐다.
그러다 보니 그냥 시키는 것을 열심히 하고 있었고, 자신의 성장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점차 연차가 높아질수록 더는 성장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교육을 한다고 하면 귀찮아했고, 쉬고 싶어 했다. 그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경험이 있음에도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추가되는 것을 꺼렸다.
그것은 아마도 지금까지 그분들이 기업에서 받은 교육이 단발적이고 목표 없이 진행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학습이 반복되면서 점점 교육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을 것이다.(참조: 14. 취업 준비생에게 역량 개발이 필요한 이유?)
그래서 시작한 것이 그분들이 자신의 강점을 알고 기초적인 역량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된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지금 하는 일들에서 더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판단이 들었다.
또한, 나의 성장을 비추어 보더라도 기본 역량을 갖추는데 5년의 세월이 걸렸다면 실상 기초적인 역량을 다지는 데는 제대로 된 교육과 실습이 있다면 1년의 과정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직장인인 그분들은 현실적으로 이러한 역량 교육을 받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그리고 열정이 부족해 보였다. 지금 맡은 일을 하는데도 야근과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기 전에 이러한 교육을 받으면 직장에 들어가서도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고, 스스로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면 방황하거나 답답한 일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렀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무료 멘토링과 역량 및 성향 진단을 해왔다. 그것이 점차 커져 지금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정도의 작은 사업에 이르렀다. 물론 본업인 컨설팅을 하면서 진행하기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생각하는 취업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 제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취업이라는 분야에서 자소서와 면접에 대한 관심보다 역량과 성향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