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wFun Aug 21. 2019

250년 전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

조지프 프리스틀리의 의사결정

지금으로부터 약 250 년 전에도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영국의 과학자이자 성직자였던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산소를 발견하고 소다수를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업적을 남긴 프리스틀리였지만, 그 역시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돈 문제였다. 자녀가 무려 8 명이었던 그는 목사 연봉만으로는 가족의 생계를 이어나가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셸번이라는 백작으로부터 자신의 조언자이자 자녀들의 가정교사로 일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백작이 제시한 연봉 250 파운드는 그의 목사 연봉의 2 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넉넉한 돈으로 안정적인 가족의 생계를 꾸릴 수 있었지만, 런던으로 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평소 가정적이었던 그는 가족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또한 셸번 백작과 주종관계가 되어 버릴까 봐 걱정이 되었으며, 아이들에게 곱셈이나 덧셈 따위를 가르치는 가정교사 일을 하느라 과학과 종교 분야의 탐구를 소홀하게 될까 염려되었다.


즉, 프리스틀리는 자신이 취업을 하고자 하는 이유를 잃지 않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의 목적의식은 가정의 안녕을 지키는 동시에 자연과학 연구를 통해 신의 전지전능함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이었지만, 바로 그 돈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가정교사 일을 하는 것은 프리스틀리의 목적의식에 부합하지 않았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 조언을 구했다. 큰 장점 하나와 심각한 단점들이 줄줄이 늘어선 이 상황에서, 프리스틀리는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4 가지 요소를 피할 방법을 찾아냈다.


첫째, 그는 ‘할까 말까?(Yes or No)’ 식의 협소한 틀에서 벗어나 더 새로운 선택안을 찾으려고 했다. 자신의 과학적 성과를 주제로 하여 강연을 다니는 등 더 많은 수입을 올릴 대안을 고민했고, 백작과 협상을 통해 백작에게는 조언자가 되어줄 수 있지만, 그의 자녀들의 가정교사는 다른 사람이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런던에 상주하지 않고, 백작이 필요로 할 때만 런던에 가기로 하여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지켜냈다.


둘째, 그는 확증편향을 피했다. 한 친구로부터 귀족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굴욕적인 일이라며 격렬하게 반대하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지만, 백작을 아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의견을 귀담아들으며 제안을 진지하게 생각하였다.


셋째, 단기 감정에서 벗어나 일정한 거리감을 확보했다. 가까운 친구들뿐만 아니라 중립적인 동료들에게도 조언을 구했고, 귀족에게 빌붙는다는 비난에 수치심을 느끼지 않으려고 했다. 다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 요소인 가족의 안녕과 자신의 학문적 독립성에 초점을 맞춰 결정을 내렸다.


마지막으로 자기 과신을 피했다. 셸번 백작과 좋은 관계를 기대하면서도, 그렇지 못할 때를 대비했다. 백작이 돌연 변심하여 경제적 위기에 당면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조건을 걸고 협상에 나섰다. 백작과 프리스틀리의 관계가 종료되더라도 백작이 매년 프리스틀리에게 150 파운드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조건을 합의하고 난 후 프리스틀리는 고액 연봉을 받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었고 7년간 일했다. 4가지 방해 요소를 모두 극복하는 의사결정 방식 덕분에 유리한 합의를 끌어냈고, 백작과의 관계가 종료된 이후에도 매년 150 파운드를 받을 수 있었다.


[참조] 자신 있게 결정하라, 칩 히스/댄 히스 저

이전 12화 취업 준비생에게 필요한 습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