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수정 보완하기
퇴고는 글을 다듬고 고치는 일이다. 단 한 번에 완벽한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좋은 글은 여러 번의 퇴고를 거쳐야 한다. 이제부터는 어떤 방법으로 퇴고를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직접 소리 내어 글을 읽으면, 자연스럽고 목소리가 있는 글로 만들 수 있음
여러분은 스스로 쓴 글을 큰 소리로 읽어본 적이 있는가? 다른 사람 앞에서 글을 낭독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혼자서 스스로 자신의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소리 내어 읽어보지 않으면 자기가 쓴 문장이 어떻게 들리는지 알 수 없다.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면 단어와 문장이 입에서 만들어지는 모양을 느낄 수 있고, 들으면서 글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다. 여러분의 말소리 같지 않고 어색하게 들리는 부분을 수정해나가면 된다.
평가받는 상황에서 자신의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기 어렵지만,
글쓰기에서는 퇴고를 통해 보완할 수 있음
평가받는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취업 면접이나 소개팅 같은 상황이 그러하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구 때문에 진정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이다. 평가받는 글이기 때문이다. 글의 수준뿐만 아니라, 구직자의 역량이 입사 기준에 합당한 지 평가받는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는 말하는 상황과는 다르게 퇴고를 할 수 있다. 한 번 내뱉은 목소리를 주워 담거나 고칠 수 없지만, 글쓰기에서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담을 기회와 시간이 주어진다. 소리 내어 읽어봄으로써 퇴고하면, 눈으로 읽었을 때도 필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생생하게 와 닿는 글을 만들어낼 수 있다.
글을 작성할 때에는 독자를 고려하여 글을 써야 한다. 그런데 독자를 의식한 나머지 글이 자유롭게 써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우선 독자를 무시하고 마음이 가는 대로 글을 쓰는 것이 낫다. 퇴고할 때 독자를 고려하면서 글을 고쳐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모든 글에는 독자가 있다. 동화의 독자는 책을 읽는 아동이고, 휴대전화 메시지의 독자는 수신자이다. 여러분만의 비밀 일기장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읽는 사람을 고려하는 글을 써야 한다. 독자가 여러분의 글을 읽을 때, 그 내용을 독자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사담당자는 짧은 시간 내에 여러분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알아채길 원하므로, 자기소개서 내용의 요점을 확실하게 써야 한다. 자기소개서의 독자는 기업의 인사담당자이다. 그들이 여러분의 경험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성공적인 자기소개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사담당자들이 자기소개서를 읽는 시간은 매우 짧다. 아마 읽는다기보다는 훑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지도 모른다. 짧은 순간 동안 그들이 자기소개서에서 원하는 것은 핵심뿐이다. 즉, 여러분이 어떤 경험을 통해 어떤 역량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고 싶을 따름이다. 따라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의 요점을 명확하게 하여, 읽는 사람이 바로 알아채고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이야기는 오래도록 기억되는 반면, 어떤 이야기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스치듯이 지나가 버린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독자의 머릿속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를 만들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 단 6가지의 특성을 기억해두면 누구나 인상적인 글을 쓸 수 있다. 여러분의 글을 아래의 6가지 특성에 비추어 퇴고해보자.
독자의 머릿속에 착 붙는 글을 쓰는 방법 6가지: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
1) 단순성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해야 한다. 그래야 기억에 남는다. 간결한 문장으로 하고자 하는 말을 명료하게 하자. 여러분이 쓴 글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고 모든 가지를 쳐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덜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2) 의외성
사람들의 예상을 깨뜨리는 메시지는 기억에 잘 남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격언이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언제든지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실천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말도 떠돌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너무 늦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얼른 시작하라는 의미로, 기존의 격언과 하고자 하는 말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을 비틀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메시지로 꼽을 수 있다.
3) 구체성
이야기가 구체적이어야 한다. 생생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표현이 필요하다. 우리의 두뇌는 구체적인 정보를 기억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기 어렵다. 그런 추상적 진리를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한 것이 바로 속담이다. ‘칼로 물 베기’라는 속담은, 다투었다가도 금세 사이가 좋아진다는 내용을 칼로 물을 베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비유했기 때문에 이 속담은 우리의 머릿속에 잘 붙어있는 것이다
4) 신뢰성
믿을 만한 글이어야 기억에 남는다. 지나가는 우스갯소리는 마음에 담기지 않는다. 인간은 자신이 듣기에 믿음직한 이야기를 마음에 새긴다. 자기소개서의 내용은 더더욱 신뢰성을 지녀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포장하거나 거짓으로 서술해서는 안 된다. 그저 솔직하게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신뢰할 만한 글이 된다.
5) 감성
독자가 여러분의 이야기를 중요하다고 여기게 하려면 그들의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독자가 무언가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같은 사람에게 감정을 느끼지, 추상적인 개념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기 개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내야 한다.
6) 스토리
흐름이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야기는 머릿속에 잘 그려진다. 퇴고 전에 썼던 글을 살펴보자. 문장이나 단락의 순서를 조정하면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글을 만들어야 한다. 위의 6가지 특성만 잘 살리면 기억에 남는 글을 쓸 수 있다. 6가지 특성 중에 일부 특성만 해당되어도 좋다.
그러나 이외에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지식의 저주’이다. 지식의 저주는 일단 무언가를 알고 나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상상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뜻한다.
이 저주는 우리의 정보를 타인에게 전달하기 어렵게 만든다. 자기소개서는 여러분의 경험을 쓰는 글이다. 여러분은 그 경험을 직접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그 내용을 잘 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대충 이야기하더라도 충분히 알아들을 것이라는 착각을 할 수 있다. 이것 역시 지식의 저주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러나 독자는 그렇지 않다. 독자는 여러분의 글을 통해서만 상상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글을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법 오류를 점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퇴고이다. 아무리 시간이 급박하더라도 비문이 있는지, 틀린 맞춤법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문법적인 오류를 점검하는 것까지 마쳤다면,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보여줄 차례이다. 자기가 쓴 글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활용한다면 분명히 더 좋은 글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내용이나 구성, 언어적인 표현과 같은 기준에 따라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고, 독자 개인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점을 느꼈고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는가에 초점을 두고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자기소개서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요청할 때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읽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앞서 말한 6가지 특성을 활용하고, 지식의 저주만 경계한다면 누구든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좋은 글이 써지지 않는 것 같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정체기가 올 때는 충분한 휴식을 갖고 퇴고해보자.
자기소개서를 쓰면서도 분명히 글쓰기 역량을 기르며 성장할 수 있다. 비록 의무감에 쓰는 글일지라도,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며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글은 마법과도 같다. 여러분의 경험을 독자가 경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글을 읽을 때 목소리가 들리는 글이 바로 그런 글이다. 더욱 마법 같은 사실은 누구나 마법 같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