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성이 좋다고, 실행력에 비례하지 않는다.

완벽한 준비란 실행을 방어하는 핑계일 뿐이다.

by 여지행

나는 프로 계획러고, 준비러이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라는 기생충 영화의 대사처럼 나는 늘 대안에 대안을 준비하고 늘 계획하는 삶을 살았는지 모른다.

그렇게 사람들로부터 늘 “준비성이 좋다”는 말을 듣는다.

그 말에는 꼼꼼함과 세심함, 그리고 무언가를 제대로 해내고자 하는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준비는 준비일 뿐, 행동은 행동이다.”

많은 사람들이 준비와 실행을 너무 깊게 연결한다.

“완벽하게 준비해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다”는 생각은, 때로 행동을 영원히 미루게 만든다.

실제 삶에서 보면, 결정자체가 실행의 시작이다.

여행을 떠난다고 마음먹는 순간, 우리는 계획을 짜고 비용을 따지며 최적의 루트를 찾아 나선다.

즉, 실행이 먼저고 준비는 그 뒤를 따른다.

‘준비가 되면…’이라는 조건을 달기 시작하면, 실행은 끝없이 늦춰진다.


“언젠가 준비될 때 하자”가 아니라, “지금 하기로 했으니 바로 하자.”

하고자 한다면 일단 행동으로 옮기는 연습. 이것이야말로 실행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완벽한 준비보다 중요한 것은, 부족해도 행동해 보는 용기다.

시작은 늘 미숙하고 어설플 수 있다.

하지만 움직이는 사람만이 완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내가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 많은 경쟁자들은 이미 실전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설령 실패했더라도 실패의 경험을 안고 더 성장하고 있다. 경험에서 나오는 능력은 어떤 준비보다 강력하다.

실행을 결정한 순간, 비로소 진짜 준비가 시작된다.


그동안 나는 “더 잘하려고 준비한다”는 핑계 뒤에 숨었던 건 아닐까?

용기가 필요한 순간, ‘준비’라는 가림막 뒤에 몰래 숨어 있진 않았나?

그 사이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많은 경험과 도전을 쌓아왔음을 깨달아야 한다.


어쩌면 준비성은 시작하는 관문만 잘 넘으면 오히려 더 장점이 될 수 있다.

행동력 수업의 부기파일럿이자 동기부여 강사인 오현호 작가가 책에서 말한다.

"처음부터 멋있게 시작하려 하지 말라. 히말라야에 올라야지, 나도 파일럿이 돼야지라는 목표가 있다며 작은 단계를 여러 개 설정하라." "중간 단계의 디테일이 없으면 운이 좋아 작은 성과는 낼 수 있어도 절대로 원대한 목표는 이룰 수 있다." "디테일한 작은 목표를 많이 찾아라. 도전은 거창하지 않다. 그래서 있는 자리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다."


완벽한 최종 결과를 기대하고, 안될까 봐 주저하지 말자.

이제는 마음을 바꿀 때다.

준비만 잘하는 사람은 잠시 잊자. 준비는 실행의 중간 단위들을 준비하면 되지, 완벽한 완성품을 준비하는 게 아니었다.

이제 목표는 ‘실행 잘하는 사람’이다.

준비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이전 09화나를 만드는 말, 나를 정의하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