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감성주점? 뭐가 다른가요?”
노원역 주변에서 유흥가 이야기를 빼놓는다면 그야말로 팥 없는 팥빵, 붕어 없는 붕어빵일 것이다.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한 번에 풀어버릴 음주 가무의 장, 더 안전하고 더 성숙하게 즐길 수 있다면? 막 유흥의 바다에 빠져 헤메고 있는 알콜 신생아들에게 바치는 지침서를 소개한다. 어디까지 놀아봤니?
한눈에 알아본 유흥 문화의 갈래들이다. 물론 여기서 더욱 세부적으로 나뉘기도 하고, 소개되지 않은 소수의 유흥 문화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음을 유의하길 바란다. 유흥의 큰 틀을 알아보았으니 이제 실제 사례를 들어 볼 차례. 노원역에서 ‘청춘포차 윤민수’씨를 한 번이라도 못 본 사람이 있을까? 문화의 거리 명물인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청춘포차로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해 보았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청춘포차에서 MD 윤민수로 활동하고 있는 38세 이필수입니다. 실제 윤민수 씨보다 딱 한 살 어려요, 저는 빠른 81이고 윤민수 씨는 빠른 80이라고 들었거든요. 하하.
노원에서 ‘윤민수’라는 캐릭터로 활동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5~6년 된 것 같아요. 원래 살찌기 전엔 김종국이었는데요, (하하하) 최근엔 손님들이 윤민수 이미지라고 많이들 그러셔서 바꿨어요.
유흥 관련 일을 언제부터 하신 건가요?
28살쯤에, 늦게 시작했어요. 방송, 연예에 관심을 두고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올 땐 딱 50만 원, 고시원비만 들고 왔어요. 처음에 에어컨 일을 잠깐 하다가 08년에 노원 ‘오션팰리스’란 나이트에서 웨이터로 일하게 되었죠. 처음엔 위에서 정해주는 대로 ‘쌍코피’라는 이름을 썼는데요, 경력이 좀 된 이후 ‘김종국’으로 바꿔달라고 했죠.
14년 4월 24일에, ‘샴푸나이트’가 오픈하면서 여기로 왔었거든요. 요 앞에 아이언맨 동상 있는 것도 그때 사장님이 어디서 구해 오셔서 세웠어요. (웃음) 근데 오픈하자마자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음악을 크게 틀 수도 없고 분위기가 그러니 엄청나게 힘들었어요. 나이트는 월급이라는 게 없고 관리하는 테이블만큼 수당을 받거든요. 그러다가 사장님이 젊은 친구들을 위해서 2016년 11월에 청춘포차를 열게 된 거죠. 여기서 일하면서 여동생도 시집보내고 다 했죠.
청춘포차 직급 체계는 어떻게 되나요?
전무님, 상무님, 지배인, 부장, MD(매니저) 순으로 내려가요. 저희는 월급이 딱 책정되어있고요, 부스 인센티브랑 성과급이 있어요. 총 300만 원 기본 이상은 나오고, 잘 되는 달은 더 많이 나와요.
하루 스케줄이 어떻게 되세요?
우선 오후 5시 출근이고요, 일부는 남아서 청소를 하고, 나머지는 거의 다 차량으로 홍보해요. 홍보 음악 틀면서 번화가나 경희대, 고대, 연대 쪽 몇 바퀴 돌고 여기 7시쯤 도착해서 저녁 먹고, 8시 반에 영업을 시작하죠. 10시 반부터 본격적으로 손님이 많아져요. 그러다 평일은 새벽 5시에 문 닫고, 주말엔 6시까지 하고요.
층별 구역은 어떻게 관리하세요?
평일에는 1층이랑 룸만 열고요, 주말만 다 열어요. 보통 1층부터 채우고 2층을 채우는데, 남녀 비율을 맞추려고 노력해요.
매일 오시는 분들도 있나요?
네. 어떤 분은 일주일 내내 오기도 하거든요? 직원도 하루 쉬는데, 대단하죠. 하하.
그런 자주 오는 분들에게 아이스크림이라도 서비스 챙겨주면, 먼저 춤추며 분위기를 이끌어줘요. 그러면 처음 오는 분들도 따라서 즐길 수 있는 거죠.
입구에서 입밴 당하는 경우는 어떤 경우에요?
아, 우선은 입구에 계시는 덩치 큰 분들을 깡패로 오해하시는데, 그냥 일반인이에요. 하하.
우선 추리닝, 슬리퍼가 입밴 대상이에요. 추리닝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슬리퍼는 깨진 병 조각을 밟으면 다칠 수 있어서요. 그리고 술 많이 취해서 오시는 분이나, 딱 봐도 40대 초중반이신 분들도 입밴 대상이죠.
규칙상 남성은 23살, 여성은 20살부터 출입 가능해요. 가끔 남의 신분증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어요. 딱 봐도 티가 나는데, 지문 감지해서 신분증 뺏었다가 경찰분께 돌려 드리죠.
진상 손님이 많나요?
많죠. 여기는 셀프 개념이라 스스로 가져오셔야 하는데, 나이트로 착각해서 이것저것 요구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만약 싸움이 나게 되면, 여기는 가드가 없어서 MD들이 다 같이 모여요. “경찰을 불러 드릴까요?”라고 하면 위축이 되시더라고요. 그래도 진정이 안 되면 무조건 바깥으로 끌어내곤 합니다.
직업병이 있나요?
네, 저희는 와이어리스 무전기를 귀에 차고 계속해서 일하니까, 작은 소리가 잘 안 들려요. 그리고 무거운 걸 많이 드니까 팔꿈치 부분이 많이 안 좋아요.
유흥 일을 하시는데, 실제로 유흥문화를 즐기시나요?
아뇨. 저는 술을 잘 못 먹어서 차라리 밥집을 가서 맛있는 걸 사 먹죠. 간혹가다 직원들끼리 강남으로 가긴 하는데, 거의 안 놀아요. 심지어 저는 아버지 영향으로 담배도 안 하는데, 안 어울린다는 소리 많이 들었어요, 하하. 운동도 좋아하고요.
노원 유흥가 코스를 추천해 주세요.
어린 친구들이라면 까마귀포차, 포차끝판왕 많이 가고요, 나이가 조금 있으면 객잔 많이 가더라고요. 홍보하다 보면 사람들이 ‘이 술집 어디에요?’라고 물어보는데, 대부분 그쪽을 많이 찾으셔서 추천해 드리는 거예요.
친목과 스트레스 해소에 있어 음주 가무란 현대인의 삶에서 빠지지 못할 요소임이 틀림없다. 비록 안 좋은 시선과 부작용이 더 많은 실정이지만, 음주 문화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고 건강하게 즐긴다면 분명 활력소로써 필수적으로 자리 잡을 남녀노소 모두의 문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송유화
사진 송유화 이근배 최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