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걸을까? 하루에 만 보를 걸으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만보기 앱을 이용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작심하고 걷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걷기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지하철 이용이다. 노원구 구민이라면 4호선과 7호선의 긴 환승구간을 한 번쯤 걸어봤을 거다. 천 보 가까이 되는 환승구간을 이용하면 귀차니즘에 빠진 사람들도 억지로라도 걷기를 실천해 볼 수 있다. 우리를 어쩔 수 없이 걷게 만드는 그곳의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너랑, 노원》 취재팀이 직접 걸어봤다. 정확한 거리를 기준으로 하기 위해 4호선 4-4 플랫폼부터 7호선 4-4 플랫폼까지 걸었다. 중간에 에스컬레이터 3대도 이용했다.
취재팀을 대상으로 평균을 조사해보니 4호선에서 7호선 환승구간을 걸을 때 초당 2걸음을 걸었고 평균 6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연령과 개인의 보폭 스타일에 따라 차이는 있었다. 이처럼 꽤 긴 시간을 환승을 위해 보내야 하기 때문에 이용 시 불편한 점이나 개선을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궁금했다. 환승구간 중 스카이웨이 같이 긴 런웨이가 펼쳐지는 곳을 걸어가는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 70대
“가끔 사위 집에 갈 때 환승해요. 길어서 우리같은 사람은 힘들어요.바라는 점을 내가 말한다 해서 나아지겠어요?”
# 60대
“중계동 살 땐 이용했는데 지금은 월계동 살아서 거의 이용 안 하죠. 60대까지는 그나마 괜찮지만 그 이상 나이대의 사람들은 환승하기 어려울 거에요. 중간에 의자들이라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 50대
“너무 길어서 자주 이용하지 않아요. 좌측통행이 없어졌는데 이곳만 좌측이라 헷갈려요.”
# 40대
“간혹 이용하는데 10분은 걸리는 느낌이에요. 긴 시간 걸어야 하는데 풍경에 변화도 없고 단조로워서 그냥 걷기만해요. 긴 통로에 효율적인 의자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지금 있는 건 불편해 보여요.”
# 30대
“하루 두 번 이용해요. 5분에서 10분쯤 걸릴 것 같네요. 4호선 가는 계단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었으면 해요.”
# 20대
“하루 두 번씩 5분 정도 걷는데 길다고 생각하죠. 무빙워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너무 길어서 웬만하면 잘 이용 안 해요. 광고라도 붙어있으면 덜 지루하지 않을까요? 쉴 수 있는 의자도 적구요.”
인터뷰 내용을 종합해보면 첫째, 환승구간이 길다. 둘째, 환승에 도움이 되는 무빙워크, 의자, 시설물 등이 보급이 되었으면 좋겠다. 셋째, 좌측통행이 불편하다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어째서 이렇게 길어지게 되었을까?
이유라도 알고 걷는다면 좀 덜 힘들까? 이유도 모른 채 하염없이 걷는 것보다 그 이유라도 알고 걷는 것이 힘들었던 마음을 조금은 달래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서울교통공사 홍보실에 승객을 대표해 문의했다.
Q. 노원역 4·7호선 환승구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서울시 7호선 노선 계획 시 도봉산에서 온수까지의 구간을 반영하여 동일로 하부로 7호선 노선이 결정되었습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4호선 노원역과 환승을 위한 7호선 노원역사는 기존 4호선 교각을 고려하여 현재의 위치에 시공되었습니다.
Q. 2010년 모든 통행로가 우측 통행으로 바뀌었는데, 노원역 환승구간(4·7호선)은 좌·우측통행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노원역 환승통로는 하루 5만여 명의 승객이 이용하며, 1996년 개통 이후 현재까지 20여 년을 좌측통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09년 우측통행 시행 시 노원역 환승통로의 통행 방식이 공론화되어 해결책을 찾기 위하여 서울시, 국토해양부, 도시철도공사가 함께 실태 점검을 했습니다. 토목구조시스템을 살펴보면 7호선 노원역은 환승통로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방향이 X자로 설치되어 있어 상, 하부 어느 한쪽에서는 좌측통행을 해야만 하는 구조입니다. 만약 통행 방향을 바꾸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운행방향을 바꿀 경우 기계 고장으로 인한 안전 위험이 우려되어 좌측통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Q. 노원역 환승통로에 무빙워크 설치 계획은 없나요?
A. 역사 구조상 고가 형태의 환승통로이기 때문에 무빙워크 설치가 곤란하기 때문에 현재는 설치 계획이 없습니다.
Q. 노원역 환승구간(4-7호선)에 대한 민원접수 사례는 없었나요?
A. 2017년 기준, 환승통로가 길어 불편하다거나 힘들다는 민원은 없었습니다.
이유를 듣고 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4호선과 7호선, 지상과 지하의 간극 때문에 우리는 걸어야했다. 지하에서 지상까지 다른 공간을 이동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야했다. 아쉽게도 고가 환승구간의 경우 무빙워크 도입이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지금까지 긴 환승구간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던 이유를 들었고 이용객의 의견도 들어봤다. 노원에는 많은 재미있는 장소가 있지만, 우리를 걷기의 세계로 인도하는 노원역 환승구간 또한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는 숨은 이야기를 가진 장소이다.
걷기 어렵다 피하지 말고 이 순간을 즐기듯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보면 어떨까?힘든 날엔 중간에 설치된 의자에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부려봐도 좋겠다. 피하지 말고 즐기라는 말처럼 좀 더 기분 좋게 힘내서 환승하는 법을 추천해본
다. 지상에서 지하까지 혹은 지하에서 지하까지 우리의 힘든 마음을 달래줄 음악을 들으며 걷는 것. 5분여 거리를 함께할 음악을 《너랑, 노원》에서 추천해본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지하철로 향한다면 하루에 천보 정
도 걸어봄 직하지 않을까?특히 노원역이 바라다보이는 스카이웨이 같은 구간을 걸을 땐 런웨이를 걷는 기
분으로 걸어보자.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니까. 어쩔 수 없다면 즐기며 걷자! 즐겁게 걷자!
나만의 환승곡과 함께 하면 노래 한 곡에 환승 끝! 《너랑, 노원》에서 4-7호선 환승을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5분 이상(혹은 5분 가까이) 되는 곡을 추천합니다
글 엄채영
사진 이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