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원

by 너랑 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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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혼자’라는 키워드의 콘텐츠와 상품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타인과 함께하지 않아도 된다는 독립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혼자’ 상품을 소비하고 즐기는 사람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혼자 취미, 일상생활을 한다는 것이 아무런 인간관계를 맺지 않은 채 고립된 삶을 살아간다는 뜻은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이곳 노원에서도 혼자 잘 놀 수 있는 장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나를 한번 되돌아보고 삶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자는 의미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난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내가 아는 노원에서 혼자 놀기 좋은 곳들 그리고 그곳들에서 보낸 나의 하루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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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쯤 집을 나와 내가 가장 먼저 간 곳은 ‘시드누아’라는 카페이다.

시드누아는 지상 2층과 지하 1층 총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높은 천장과 은은한 조명이 시각적으로 트여있고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시드누아는 구석진 자리가 꽤 많아 은신처처럼 혼자 앉아 작업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큰 규모의 카페인 시드누아는 혼자 온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시드누아에서 아쉬웠던 점은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이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에 비해 음악은 멜론 탑 100에 들어가 있을 듯한 비트가 빠른 노래들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운 점은 건물 구조상의 문제로 와이파이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작업을 해야 한다면 시드누아에서는 힘들 듯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드누아는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책을 읽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시드누아 cafe SEEDNOIR

2013년 오픈

노원역 1번 출구 앞

‘김수근문화재단’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수상.

B1층~3층 : 카페&가게, 4층~ : 오피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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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숲에 도착한 나는 매표소에서 표를 산 뒤 천천히 공간을 둘러보았다. 주로 카페 손님이 많고 다음으로 나와 같이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서울 시내로 나가야지만 볼 수 있었던 문화공간이 이렇게 노원구에 생겼다는 것은 이곳 주민들에게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더 숲에는 상영관 뿐 아니라 갤러리, 카페, 베이커리 등 다양한 공간이 있다. 상영관 앞에 ‘City light’라는 간판은 영화 <라라랜드>를 떠올리게 했다. 그 좌측에 있는 작은 갤러리에서는 영화관에서 나오는 출구와 이어져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영화상영관은 작고 아담해서 영화를 집중해서 보는데 더욱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영화관의 장점은 영화와 나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해준다는 것이다. 영화는 보는 그 순간은 오직 나와 스크린만 있을 뿐 옆에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형 영화관에 비교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더숲 art cinema

2016년 노원문고 런칭 복합 문화 플랫폼

노원역 5번 출구 건너편

다양성 영화 상영

영화 상영 전 광고 ×

엔딩 크레딧이 끝난 후 퇴장등 점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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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바로 혼밥이다. 나는 혼밥을 거리낌 없이 즐기는 편이다. 혼자 밥을 먹을 때 편의점 인스턴트를 제외한 음식 중 가장 무난한 음식은 돈까스였다. 혼자 밥을 먹을 때 사람들은 주로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자리를 선호하게 된다.

허수아비 돈까스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1인용 테이블이 있었고 4인용 테이블엔 칸막이도 있었다. 칸막이 테이블은 창가 쪽에 있고 스타벅스 창가와 마주하고 있었다. 혼자 밥을 먹을 때 창 밖을 바라보면서 먹기 좋아 보였다.

그리고 가게가 꺾인 구조로 되어있어 창가 테이블 옆은 벽에 붙어 제법 구석진 느낌과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나는 코너 구석 자리에 앉아 내가 좋아하는 히레까스를 주문 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아직도 혼밥을 불쌍하게 보거나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식당에서 눈치를 보지 않고 적절한 식사를 당당하게 하는 혼밥족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허수아비 돈까스

운영시간 11:00 - 22:00

노원역 KT 건물 건너편 2층

히레까스 \ 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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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친구들과 술을 마시지만 이렇게 혼자 바에 가서 술을 마셔 본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평소 좋아하던 노원의 바bar 으로 향했다. 곤의 어두운 분위기는 사람들의 표정을 더욱 은은하게 만들었고 다들 순간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직원분께 혼자 오는 손님들이 많은지 여쭈어봤다. 직원께서는 주로 자정이 다 된 시간 퇴근하고 들른 손님 혹은 자다가 잠이 안와서 오신 손님 등 혼자 오는 손님도 꽤 있다고 하셨다.

나는 그날 혼자 분위기를 더 내고 싶다는 생각에 드라마의 주인공이 마신다는 코스모폴리탄을 시켰다. 한 모금 마시고 나니 하루의 마무리로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느껴졌다. 엔틱한 인테리어와 조명은 더욱 이곳의 분위기를 몽환적으로 완성시켰다.

곤의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비트가 빠른 음악 미국 팝 음악 위주의 선곡이었다. 개인적으로 어두운 바에서는 느린 재즈 음악이 술맛을 더욱 감미롭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른 테이블의 사람들을 둘러 보았다. 내 예상과 다르게 그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내부에는 단체석이 마련되어 있었고 이른 시간에도 많은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눈앞의 있는 사람과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고 생일 파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최근 혼술을 콘텐츠로 한 드라마도 나오고 더 이상 혼술은 처량한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오늘 하루를 되새겨 보고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cocktail bar GON

운영시간 18:00 - 02:00

노원역 금호 프라자 뒤 영빈빌딩 6층

혼자 방문시 테이블 대신 바로 안내

코스모폴리탄 \ 8,500







“우리”라는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혼자 있는 사람은 관심의 대상이 된다. 공존을 위해 의견을 양보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배려를 요구 받는 상황이 계속 되면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시대적 움직임과 함께 나도 자연스럽게 혼자 있다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타인과 함께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서 나를 위한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중요하다. 가족, 연인 등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든 지나친 의존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기 위해서 혼자서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질문을 던지고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또 싫어하는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족들은 독립적으로 자신 자신을 돌보고 가꾸고 나 자신과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혼자 만의 시간 후에 인간관계에 있어서 소중함을 알게 된다. 이렇게 타인과의 시간과 혼자만의 시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글·사진 김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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